산천어 축제 동물학대 논란에 "위법성도 없다"...축제는 또 다시 연기

산천어 축제 결국 연기 (사진=연합뉴스)

 산천어 축제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이번엔 동물학대 논란에 휩쌓였다.

11개 동물권단체들로 구성된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가 9일 강원 화천군의 지역축제인 산천어축제를 개최하는 최문순 화천군수 등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한다. 단체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인 산천어를 ‘체험’ 도구로 쓰는 이 축제가 동물보호법 8조 ‘동물학대 등의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이 규정은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오락·유흥 등을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무수한 과학 연구들이 어류도 고통을 지각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유흥이 아니라 식용을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덜 고통받도록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산천어축제는 오로지 유흥과 오락을 위해 수십만마리의 생명이 단 몇 주 안에 죽어나가는 해괴한 이벤트”라며 “맨손잡기 등은 아이들이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법을 배우는 비교육적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문순 군수는 “식용으로 양식한 산천어를 이용해 이벤트성 축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학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위법성도 없다”며 “대부분의 축제에서 맨손잡기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왜 유독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에 대해 시비를 걸고 있는지 쉽게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화천군 측은 “산천어가 미끼를 잘 물도록 일부러 장기간 굶긴다는 얘기도 있는데, 트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산천어가 쇼크사할 것이 우려돼 먹이를 조절하는 것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화천 산천어 축제는 올겨울 이상기온으로 오는 11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쏟아진 겨울폭우로 인해 축제일정을 유보한다고 8일 밝혔다.

8일 이사회를 개최, 오는 11일 예정된 축제 개막을 유보하기로 결정, 오는 1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향후 축제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같은 유보 결정은 오는 11일 개막에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다른 조치이다.

최문순 나라 이사장(화천군수)은 “모든 조치를 다 해 축제장을 지키고 있지만, 천재지변 앞에서 관광객 안전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까지 축제 취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신속한 후속 조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릴 예정인 화천지역에는 지난 6일부터 2일간 1월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74㎜의 비가 쏟아졌다. 여기에다 8일 새벽 4시께부터 이어진 집중 호우로 인해 상류에서 내려오는 수량이 순간적으로 급증, 축제장 내 일부 통행로가 침수되고, 얼음판에 빗물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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