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채원(대전노은중 1학년)

여행을 올까 말까 고민했지만 주위의 끈질긴 설득과 알고 보니 신청했던 엄마로 인해 가게 됐다. 처음에는 큰 일없이 잘 굴러가나 싶었다. 소소한 일들을 메모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그런데 이집트에서 휴대폰이 떨어져 깨지고 곧이어 화면이 초록색으로 뒤덮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 고장난 폰에 적응해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들을 수 있었다.

휴대폰과 별개로 이번 여행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뭔가 본 것도 많았고 들은 것도 많았고 느낀 것도 많았다. 우선 예쁜 풍경을 많이 봤다. 그리스에서는 거대한 산과 그 밑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의 조화가 좋았다. 현재 내 배경화면이다.

이집트에서는 각박한 현실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보다 미세먼지가 훨씬 많았다. 피라미드 같은 찬란한 고대 유적이 많기는 하지만 지금 이집트의 상황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터키의 풍경은 웅장하기보다는 집들이 다 작고 귀엽게 생겼다. 한국에서 고층빌딩을 많이 봐서 그런지 너른 밭과 작은 집들이 예뻐 보였다. 가이드 선생님들께서 버스에서 설명하실 때는 죄송하지만 졸려서 그냥 잤다. 그리고 각 나라의 언어로 의사 표현을 하는 방법을 들을 때는 메모하고 싶었지만 휴대폰이 깨지고 가져간 수첩은 물에 젖어 눅눅해져 있어서 아무데도 메모할 수 없었다.

각 나라의 가이드 선생님들께서 가르쳐 주신 말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이집트에서 ‘괜찮습니다’의 뜻으로 쓰이는 ‘라 쇼크란’이었다. 뜻이 ‘고맙지만 태양신이 거부했다’라는 게 너무 웃겼다.

가끔은 익숙함을 떠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다른 풍경, 다른 언어, 다른 음식 등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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