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구청장協 선정…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도 한목소리
시·도의회의장協, 균형발전 위한 재정분권 촉구

“선택의 해인 2020년, 대한민국의 화두는 바로 ‘분권(分權)’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총선을 통해 진일보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자치분권’과 ‘재정분권’이 부각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전격 도입되고 어느덧 25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분권은 성년기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9일 금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말로만 지방자치·자치분권을 할 것인가. 진정한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중앙·지방정부 간 분권뿐 아니라 광역·기초자치단체 간의 분권도 시급하고 중요하다. 인사·재정·조직 등에 있어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역설했고,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분권은 시대적 과제다. 자치분권시대를 맞아 주민주권 구현을 위한 정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는 지난 8일 자문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시·군·구 중심의 자치분권 추진 ▲2단계 시·군·구 재정분권 추진 ▲지방분권 개헌 재추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4·15 총선 핵심의제로 선정, 이를 공약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지방이양일괄법 등 자치분권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에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고, 2단계 시·군·구 재정분권을 위해 기초세인 지방소득세를 확대(지방소득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인상할 경우 2017년 결산 기준으로 14조 원의 추가 세수 예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한 복지체계 구축을 위해 중앙·광역·기초정부 간 합리적인 역할 분담을 담은 ‘복지대타협 제안문’도 마련할 예정으로 ▲현금성 복지 가이드라인 마련 ▲광역·기초 간 지방재정부담심의회 설치·운영 ▲전국적·보편적 복지권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이번 총선을 계기로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데도 뜻을 모으기로 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도 같은 날 울산에서 올해 첫 임시회를 열고 자치분권 실현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17개 시·도의회 의장들은 ‘균형발전을 위한 재정분권 추진 촉구 건의안’을 채택,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기본 원칙을 최우선으로 삼아 재정분권을 추진하고, 지방세 확충과 연계된 중앙의 기능을 지방으로 이양할 경우 자치단체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재원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분권에 초점을 맞춘 개헌과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1대 국회를 구성하고 1년 내가 개헌의 적기”라며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는 대통령과 행정부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 입법·행정·사법의 분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분권이 이뤄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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