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숙 대전대 창업학부장

조현숙 대전대 창업학부장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단계별 지원으로 실험실 창업 준비 돕는다’는 제목으로 113억 원을 투입해 대학원생 창업팀 70개, 창업지원 전문인력 56명, 12개 기업 연구개발비 패키지 지원, 이공계 여학생 창업팀 지원 특화 트랙 10개 팀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험실 창업(LAB-Start-Up)은 정부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대학이 논문 또는 특허 형태로 보유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집약형 창업의 형태를 일컫는다. 일반 창업기업에 비해 평균 고용규모가 3배(9.5명) 가량 높고 5년 생존율 또한 일반 기업에 비해 우수(27%)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미국의 팔란티어 또는 일루미나,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빌아이 등을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NRF 이슈페이퍼에서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방안 연구’를 제목으로 실험실창업 관련 법률 및 정책,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과정 설계, 대학과 정부의 역할 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고학력 창업, 교수·연구원 창업은 줄고 있으며 벤처 비중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실 창업으로 간주할 수 있는 교원창업도 2016년 기준 195개(대학당 0.5개) 수준으로 매우 미비하게 나타났다. 2018년 대학 정보고시 대상 학교 41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7년 교원 창업자 수는 257명으로 전년대비 19.5% 증가했으며 교원 창업 기업수도 195개에서 233개로 늘었다. 최근 대학 창업은 KAIST나 UNIST 등 이공계열 대학과 K-바이오 산업 확산에 따라 의료바이오 산업 분야 창업이 두드러졌다.

2018년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숭실대, 연세대, 전북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양대 등 5개 대학을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하고 교육부는 실험실 창업 전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 교육과정 개발비 등 실험실 창업 인프라 조성 자금을, 과기정통부는 우수 기술 보유 실험실 대상 후속 R&D와 사업화 모델 개발 등 실험실 창업 준비 자금을 지원했다.

각 대학은 교원의 창업실적 업적평가 점수 반영(숭실대), 실험실 창업 상근 지원자 인력 채용(연세대), 창업휴학제 최대 4년 확대(전북대), 유급창업연구년제 도입(한국산업기술대), 기숙형 창업공간 지원(한양대) 등 다양한 실험실 창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2020년 대덕특구재단은 이노폴리스캠퍼스 참여 대학을 15개에서 30개로 늘리고 올해 200개 공공기술 혁신 창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러벌마케팅플랫폼 해외진출 고도화 계획에 따라 미국의 실리콘밸리 및 중국 상해, 인도 뉴델리 등 글로벌 혁신도시들과 특화된 협력 프로그램도 발굴·운영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실험실 창업이나 교수창업으로 창업 혁신생태계의 주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의 제도적 지원과 정부 및 지자체 창업전담 인력 및 예산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대학 단위의 사업 선정 방식이 아니라 랩실 단위의 실험실 창업 지원 방안을 구성해 진정한 실험실 특화 지원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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