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예술하는 습관/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외 40권

▲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 진경옥 지음.

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풀어낸 영화음악 속 의상 이야기다. 록·힙합·밴드 뮤직, 팝과 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장르별 음악영화 속 주인공들의 패션과 그 의상을 만들어낸 의상감독과 의상에 얽힌 뒷얘기, 패션 역사 등을 들려준다.

프레디 머큐리 못지않게 파격적인 의상으로 유명한 엘튼 존의 패션이 잘 드러난 영화는 ‘로켓맨’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마찬가지로 줄리언 데이가 의상을 맡아 금색 핫팬츠에 금색 날개 달린 플랫폼 부츠를 비롯해 엘튼 존 의상 88벌과 시대적 배경을 살린 등장인물들 패션을 되살렸다.

책은 이밖에 비틀스, 데이비드 보위, 휘트니 휴스턴 등 현대의 가수·밴드를 다룬 영화들과 ‘아마데우스’, ‘불멸의 연인’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 ‘라라랜드’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영화들과 그 영화에 담긴 의상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중문화의 세 축인 음악, 패션, 영화가 서로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며 이들이 얼마나 대중문화에 녹아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산지니. 244쪽. 2만원.

▲ 예술하는 습관 =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일까’라는 의문의 답을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의 삶에서 찾는다.

버지니아 울프에서 프리다 칼로까지 지난 400여년간 예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여성 131명의 일상과 작업 습관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들에 관한 인터뷰와 각종 매체의 보도를 조사하고 생존 인물들에 대해서는 직접 접촉해 일과 휴식의 균형, 시간을 쪼개 사용하는 법, 어떤 일에 집중하고 어떤 일은 포기하는지 등을 분석했다.

저자는 “예술가의 일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으로 완성되는 작업일 것이라는 예상은 착각”이라면서 “그들은 루틴을 지켜나가는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일에 몰입했다. 예술가 대부분은 지독하리만치 규칙적이고 성실했으며 그 누구보다도 더 엄격하게 습관을 유지했다”고 썼다.

걷는나무. 448쪽. 1만6000원.

▲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 해럴드 숀버그 지음, 김원일 옮김.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저자가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작곡가 중심으로 풀어낸다.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에서 바흐, 헨델, 모차르트, 슈만, 쇼팽 등을 거쳐 20세기 미니멀리즘에 이르기까지 음악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면면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시대적 배경 등을 소개한다.

아홉이나 되는 자녀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요일까지 작곡해야 한 바흐, 자신이 만든 음악의 위대함을 안 베토벤, 사생활이 철저하게 비밀스러웠던 헨델, 보헤미안의 삶을 산 슈베르트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생애, 개인적 좌절과 대중적 성공에 담긴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준다.

클. 520쪽. 2만3000원.

▲ 오늘의 클래식 = 김성현 지음.

대부분의 음악 입문서와 음반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다루는 스트라빈스키 발레 음악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이후를 들여다보는 책으로 10년 만에 다시 나온 개정판이다.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러시아 음악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을 거쳐 남미와 진은숙을 비롯한 아시아까지 모두 14개 장에 걸쳐 작곡가 40명의 성장과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큰 틀에서 보면 구대륙 유럽이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힘을 잃고 신대륙 미국이 동력을 얻는 모습이나 서구 중심 역사 서술이 퇴조하고 아시아와 남미 등 다양한 지역이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는 현대음악의 전개 양상이 20세기 정치사와 문화사가 궤적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아트북스. 544쪽. 2만8000원.     

▲ 롱 웨이 다운 =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 아너와 스토리를 평가하는 에드거상을 받은 작품이다.

저자 제이슨 레이놀즈의 어린 시절 삶을 녹여낸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소년의 독백을 운문 형식으로 표현해낸 책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시각적 효과를 노린다.

어젯밤 형이 총에 맞아 살해된 15세 주인공 윌. 그는 울지 않고 밀고하지 않으며 반드시 복수한다는 세 가지 동네 원칙을 되새기며 복수에 나선다.

밝은세상. 320쪽. 1만5000원.

▲ 신세계사1 = 쑨룽지 지음, 이유진 옮김

역사학자 쑨룽지(孫隆基)는 신간 ‘신세계사’ 첫 책에서 “4대강 유역에서 문명이 기원했다는 설은 너무 깊이가 없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대하(大河) 유역 요람설’은 고대 아메리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논박한다.

저자는 4대 문명설에 대해 “인류 문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오히려 문명 기원 형상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문명이 비옥한 토지가 있는 농경 지대에서만 싹을 틔웠다는 견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역대로 페르시아·그리스 전쟁은 죄다 그리스 입장에서 쓰였고, 전통적인 세계 근대사의 역점은 서양의 굴기에 있었다”면서 해양과 대륙의 상호 작용에 주목하고 중국과 인도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했다고 적었다.

또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동아시아사를 의식했지만, 한족 중심의 문명 기원론은 매섭게 해체하려 했다고 밝혔다.

흐름출판. 632쪽. 4만2000원.

▲ 기적의 분식집 = 슬리버 지음

부산의 한 여고 앞에서 허름한 분식집을 운영하는 남자의 이중생활을 판타지로 그려낸 웹소설.

갑자기 이 분식집 음식이 ‘마성의 맛’을 자랑하기 시작하면서 손님이 폭주하는데, 사실 그 비결은 마법의 재료에 있었다.

주인공은 밤에는 현실 세계를 떠나 ‘판타지아’를 여행하며 진기한 과일과 약초 등을 채집해 요리 재료로 사용한다. 이 요리를 먹은 손님들도 초자연적 체험을 하기 시작한다.

필명 ‘슬리버’의 장편소설로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 연재 당시 누적 조회수 1400만을 넘기며 온라인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몽스북. 407쪽. 1만4000원.

▲ 작고 이상한 로맨스 시리즈 = 베스 굿 지음, 이순미 옮김

영국 아마존 킨들 ‘올스타’ 우승 작가인 베스 굿이 쓴 로맨스 소설 시리즈.

‘작고 이상한 비치숍’, '작고 이상한 책방’, '작고 이상한 초콜릿 가게’ 3권으로 구성됐다.

영국 해변 마을과 런던의 작은 초콜릿 가게 등지를 무대로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로맨틱하고 코믹한 사건들을 다룬다.

서울문화사. 각 권 192쪽. 각 권 9800원.

▲ 독서의 즐거움 =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이옥진 옮김

청소년부터 성인 독자까지 고전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독서 길잡이 책.

소설, 자서전, 역사서, 희곡, 시, 과학서 여섯 장르로 나눠 독서법을 해설하고 고전 목록 180여편을 엄선해 안내한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을 말한다.

저자 수잔 와이즈 바우어는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대학교 영문학 교수를 지냈고 다양한 언어와 폭넓은 독서 지식을 자랑한다. 

민음사. 796쪽. 3만원.

▲ 배움의 발견 =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 결과가 발표되는 연말연시가 되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명문대에 합격한 ‘흙수저’ 수험생들의 미담이 소개되곤 한다. 미국 아이다호주 산골 출신 타라 웨스트오버가 쓴 ‘배움의 발견’(원제 Educated·열린책들)은 ‘역경 속에서 이룬 성취’라는 점에서는 이 땅의 흔한 입시 성공담과 비슷하지만 다른 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평균적인 또래 청년들이 상상조차 못 했을 법한 인생의 난관을 이야기한다.

타라의 인생 이야기는 어떤 소설보다 극적이지만 결론은 그다지 ‘소설적’이지 않다. 인생이란 소설처럼 어느 시점에 덮고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0년, 아니면 20년 뒤가 될지 모르지만 타라의 그 뒤 인생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열린책들. 520쪽. 1만8000원.

▲ 반보 앞서간 노무현의 반보 뒤에서 정치를 배우다 = 서갑원 지음.

서갑원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참모였다. 노 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됐던 측근이자 정치적 고락을 함께한 동지이기도 했다.

저자가 노 전 대통령에게 배운 정치는 ‘반보 앞’과 ‘반보 뒤’였다. 노무현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半步) 앞서가는 것. 저자는 그 반보 뒤에서 정치를 배웠다. ‘반보 앞’과 ‘반보 뒤’의 미학과 효능이랄까.

이번 신간은 노 전 대통령 이야기를 인터뷰어와 저자 문답 형식으로 엮었다. 노 전 대통령 소소한 일상과 인간적 면모 등을 국가 정책 추진의 디테일과 함께 들려준다.

‘반보’는 허물없이 동행하는 리더의 거리를 함축한다. 국민을 반보 앞에서 이끌거나 반보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다. 국민은 안심하고 리더를 따라갈 수 있고, 리더는 친근하게 국민을 인도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가 늘 새기는 덕목은 본래 마음자리로 돌아가고 자신을 낮춘다는 ‘초심(初心)’과 ‘하심(下心)’이라고 한다.

미래의창. 352쪽. 1만5000원.

▲ 창업지름신 = 이준우·이승아·송영조 지음.

모두 40개 창업 성공스토리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했다. 직장인 간식 배달, 취업준비생 면접용 옷 임대, 직장 출장 요가 강의, 굼벵이 갈아 만든 애견 사료 등이 그것이다. 책은 이를 웰빙, 워라밸, IT, 헬스, 에코 다섯 개 분야로 나눠 그 성공담을 하나하나 들려준다.

이들 창업자가 소박하게 시작해 대박을 낸 ‘꿀창업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남다른 ‘눈’과 ‘끼’라고 말한다. ‘눈’은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시장 수요를 날카로운 눈썰미로 파악하는 혜안을 이른다. ‘끼’는 톡톡 튀는 창업 아이디어를 과감한 실행력으로 구현한 추진력이다.

저자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창업부자의 비밀을 모두 10가지로 요약해 마지막 면에 정리했다. 이른바 ‘눈7끼3’이다. 창업을 하려면 7개 눈과 3개 끼가 있어야 한다는 것. 7개 눈은 귀차니즘, 트렌드, 결핍, 소비타겟, 숨은 욕망, 편리함, 불안감을 읽는 눈이다. 3개 끼는 뒤집고, 튀고,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다.

이앤송. 320쪽. 1만6000원.

▲ 독일은 어떻게 통일되고, 한국은 분단이 지속되는가 = 이인석 지음.

저자는 1970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입사해 17년 가까이 독일에서 근무했다. 1970년대에는 서베를린에서 분단 독일의 일상을, 1990년부터 4년 동안은 동베를린에서 통일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

이번 책은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이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성취했으며 한국은 어떤 이유로 분단이 지속되는지 알아본다. 그러면서 독일과는 역사적 배경과 경험이 판이하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독의 통일 모델이 아니라 분단 극복의 경험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우리 방식의 통일 과정에 접목시키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책은 서독이 분단 극복을 거쳐 통일에 도달하는 과정을 조명한 1부와 19세기 말 개항 이후에 조선이 자주와 독일을 잃는 과정에서 분단을 잉태하고, 광복 이후 분단 과정과 분단이 지속되는 원인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둔 2부로 구성돼 있다.

도서출판 길. 504쪽. 2만5000원.

▲ 정신병원을 폐쇄한 사람 = 존 풋 지음. 권루시안 옮김.

이탈리아에서 정신병원 폐쇄 법률, 이른바 ‘바살리아법’ 제정을 이끈 의사 프랑스 바살리아(1924∼1980)의 삶을 영국 현대사학자가 정리했다.

바살리아는 1960년대 초반 슬로베니아 국경과 맞닿은 이탈리아 동부 고리치아 정신병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당시 “고리치아는 이탈리아의 다른 모든 정신질환자 보호소와 마찬가지로 집단수용소였다”며 “공공시설은 관리되는 동시에 부정되고, 치료 행위는 거부되는 동시에 실행된다”고 밝혔다.

어둡고 불길하며 행동이 통제된 정신병원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바살리아는 개혁에 나섰고, 인근 트리에스테로 옮겨 정신병원 폐쇄를 현실화했다.

1978년에 만들어진 바살리아법은 “어떤 경우에도 새 정신병원의 건설은 금지되며, 기존 정신병원 역시 종합병원이나 정신과, 신경과, 신경정신과의 특별 정신의학 병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저자는 바실리아 공적을 “푸코가 묘사한 ‘강제수용’은 1970년대에 ‘해방’에 자리를 내주었다. 오늘날 이탈리아에는 정신병원 원장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문구로 요약했다.

문학동네. 640쪽. 2만5000원.

▲ 루소 강의 = 루이 알튀세르 지음. 황재민 옮김.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가 1972년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대해 한 강의를 단행본으로 엮었다.

루소는 1755년에 발표한 저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불평등이 재산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사유(私有)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했다.

알튀세르는 사회와 기원 발생에 관해 설명하면서 “루소에게는 가능한 것 전체가 언제나 심연에 매달린 것처럼 나타나고, 모든 계약은 그것의 고유한 죽음에 의해 침식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역자 황재민 씨는 후기에서 “알튀세르가 루소 강의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은 역사 개념의 독창성”이라며 우연성과 필연성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린비. 208쪽. 2만원.

▲ 불평등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 강명세 지음.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평등이 심화하고,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세를 확장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인 저자는 정치 엘리트들이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시장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도 거론한다.

포퓰리즘 세력에 대해서는 경제적 상실감을 이용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기성 정치 공간을 파고든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노동자 계급이 지지한 진보 정당이 현대에 이르러 전문직을 비롯한 중간계급 요구를 받아들인 것도 포퓰리즘 입지 확대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바오. 352쪽. 2만원.

▲ 동명왕편 = 이규보 지음. 조현설 옮김.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1168∼1241)가 고구려 시조 동명왕 신화를 소재로 쓴 장편 서사시를 조현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번역하고 설명을 덧붙였다.

조 교수는 “동명왕편은 관직을 얻는 구관(求官)에서 비롯된 작품이지만, 가장 이른 시기에 창작된 본격적 서사시라는 점에서 문학사에 일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아카넷. 212쪽. 1만6000원.

▲ 미스터리 세계사 =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사실은 허위와 날조 위에 세워진 역사 속의 스캔들 28가지를 골라 진상을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100년 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여걸로 묘사되는 잔 다르크는 사실 프랑스인이 아니었고 군대를 지휘하거나 전투에 출정한 적도 없으며 마녀사냥으로 처형된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마르코 폴로의 ‘동반견문록’이 사실은 중국에 가보지도 않고 소문만으로 쓴 책이라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 중국에서 17년 동안 살았다고 하면서도 책에는 현지어 명칭 대신 페르시아어 명칭만 사용하고 ‘틴구이’라는 있지도 않은 도시를 언급하는가 하면 목판인쇄술이나 서예, 차(茶), 만리장성, 전족, 젓가락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클레오파트라가 독사에 물려 죽는 방법을 택했다는 이야기도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그랬다면 기록에 남겨진 것처럼 죽은 뒤 평온하게 누워 있는 채로 발견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옥타비아누스가 클레오파트라 사후에 만든 클레오파트라의 동상에는 멸망한 이집트 왕조의 상징으로 코브라가 새겨져 있는데 민중 사이에서 이것이 와전돼 클레오파트라가 독사에 물려 죽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는 것이다.

현대지성. 276쪽. 1만5000원.

▲ 붕대 감기 = 윤이형 지음

지난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윤이형 신작 장편소설이다.

최근 우리 문단에서 가장 잘 읽히고 인기 있는 대세 이슈인 페미니즘을 소재로 했다.

다양한 계층 여성 모습을 통해 페미니즘의 현재와 과제를 고민하고 이들의 연대를 모색한다. 여성 간 갈등이 연대를 어떻게 저해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고민한다.

윤이형은 2005년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작은마음동호회’, 중편 ‘개인적 기억’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등을 받았다.

작가정신. 200쪽. 1만2000원.

▲ 빛의 마녀 = 김하서 지음

아이를 잃고 죄책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두 여성이 서로 공감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현실은 냉혹하다는 본질을 소설로 형상화했다. 딸을 사고로 잃은 여성과 신생아를 떠나보낸 데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피켓 시위에 나선 여성. 그러나 이들은 위로받기는커녕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상처받는다.

작가는 ‘마녀’라는 캐릭터를 통해 여성들이 겪은 불행과 고통을 타인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비판한다.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받은 김하서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자음과모음. 272쪽. 1만3000원.

▲ 심리죄: 교화장 = 레이미 지음, 이연희 옮김

조회 수 11억 회를 돌파한 인기 웹드라마 ‘심리죄’ 원작 소설이다.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현직 경찰학교 교수인 레이미가 쓰고 이연희가 옮겼다. 중국 범죄스릴러 ‘심리죄’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실제 범죄 사례에 상상력을 더해 현실감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천재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하나의 범죄집단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항상 살인 현장은 연극 무대처럼 꾸몄다. 그 이유와 배경을 좇는 프로파일러 행보에 독자들도 빠져든다.

한스미디어. 452쪽. 1만4800원.

▲ 부의 확장 = 천영록·제갈현열 지음.

자산 격차가 갈수록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순자산 상·하위 20% 가구 간 격차는 125배를 넘어섰고, 상위 10% 가구가 전체 자산의 43%를 차지한다. 부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보통 사람이 체감하는 부의 불평등은 실제 격차보다 훨씬 크다.

수백억대 자산 운용자이자 돈과 부에 관한 유튜브 방송인인 저자 천영록 대표는 물려받은 자산도 없고, 타고난 운도 없고, 재능과 학력도 없이 전략과 행동만으로 큰돈을 벌어야 하는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부의 확장을 이룰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부는 연결이다’, ‘부의 DNA를 깨우는 법’ 등 4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다산북스. 308쪽. 1만6000원.

▲ 전지적 불평등 시점 = 명로진 지음.

대학에서 인문학과 스토리텔링을 강의하는 저자가 유머와 해학을 가미해 21세기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헤집는다.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고,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갑과 을 모두에게 깨달음을 주는 에세이집이다. 기본적으로 을을 위한 책이지만 을들을 거느리는 올바르고 효과적인 갑의 자세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예컨대, 예나 지금이나 없는 자의 자식들이 군대에 간다는 지적이 아프게 다가온다. 2015년을 전후해 한 방송사가 조사했더니 삼성가의 군 면제 비율은 73%, 재벌가 평균은 33%, 일반인의 면제 비율은 6%더라는 것이다. 이익집단을 넘어 거대한 착취 구조로 변해버린 대학의 현실도 통렬하게 꼬집는다.

더퀘스천. 252쪽. 1만4000원.

▲ 제러미 벤담과 현대 = 강준호 지음.

당대부터 주로 비판의 대상으로 거론된 ‘공리주의의 아버지’ 벤담 사상을 중립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현대 사회의 주요 쟁점들과 관련지어 그 가치와 의미를 공정하게 평가하고자 한다.

벤담은 인권 사상의 배아인 자연권에 의문을 제기했고 파놉티콘(원형감옥)을 기획했으며 반자유주의·전체주의·집단주의·부권주의의 인큐베이터로 지목당해 왔다.

이 책은 이미 18세기 영국의 도덕철학 및 정치철학은 물론 신학·정치경제학·정치적 토론에 널리 퍼져 있던 공리주의적 논변의 흐름을 살펴본 뒤 이러한 사상적 전통 속에서 벤담 공리주의의 독창성을 개괄한다.

저자는 “공리주의의 설계자 벤담이 구상했던 인간의 자유, 정의, 행복의 기준점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를 읽어내는 데 유용한 시사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416쪽. 2만7000원.

▲ 긴즈버그의 말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헬레나 헌트 지음, 오현아 옮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평생 여성과 소수자 권익을 위해 헌신한 긴즈버그 사상과 신념이 담긴 법정 의견서와 언론 회견·강연·포럼 등에서 한 말 가운데 정수를 모았다.

그는 1970년대부터 법률가로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협력해 여성 인권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히 젠더 차별과 관련한 소송 사건을 맡아 판례를 바꿔나가는 전략으로 차별을 크게 개선해 나간다.

책은 그의 인생 역정과 법률가로서 관점과 태도, 오늘날 여성 법관의 지위 향상에 대해 기뻐하는 마음, 법률가 이전 한 인간으로서 소탈한 모습 등을 잘 드러내 보인다.

마음산책. 200쪽. 1만5500원.

▲ 트라우마 공감학교 = 수잔 크레이그 지음, 김현수 옮김.

어린 시절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학습능력마저 손상을 겪은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학교, 즉 트라우마 공감학교(trauma-sensitive school) 운동의 개념과 역사적 전개 과정, 이론적 배경 등을 설명한다.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 가운데 다수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도 포기하거나 비행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와 동시에 뇌발달은 매우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어서 인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일정한 가소성, 즉 적응하는 능력이 유지되며 이는 초기 트라우마의 영향이 회복 가능함을 신경과학 연구 결과들이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성과들은 아직 교육 현장에 제대로 접목되지 않고 있는데 저자는 서로 다른 부문간 소통의 단절을 의미하는 ‘사일로 효과(silo effect)’가 교육계와 신경과학계 사이를 가로막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긍정적 애착 관계를 경험하게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그런 교육적 실천을 해나갈 교사를 사회적,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에듀니티. 236쪽. 1만5000원.

▲ 컬러 파워 토크 = 박효철 지음.

건축공학 박사이자 대학교 공간디자인 전공 교수로서, 또 실내디자인 전문회사에서 일한 경력자로서 이론과 실무에 두루 해박한 저자가 색채가 인간의 지각과 심리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슬기롭게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스포츠 경기에서 유니폼과 라커룸 색채가 선수와 심판의 심리나 승률에 미치는 영향, 아기를 안은 아빠 옷 색깔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아기의 반응, 패스트푸드점에서 공복감을 자극하면서도 시간의 흐름을 지루하게 만들어 손님들이 빨리 일어서게 만드는 색깔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하게 되는 ‘컬러 경영’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로 어두운 골목의 가로등 밑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을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거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족들이 청색 식기를 사용하는 것은 ‘과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기업과 사무실, 업소뿐만 아니라 집에서 가족들이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공부에 집중하는 데에도 색채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케포이북스. 272쪽. 1만7000원.

▲ 디테일 경쟁 시대 = 임용택 지음.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고 인구가 5000만명이 넘는 ‘3050클럽’에 든 상황에서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제도가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유연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섬세하게 살펴 보완해야 한다면서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KAIST가 아시아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될 대학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질적 평가의 확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학 평가 시스템 마련, 고등교육 재정 지원 강화, 대학 투자 우선순위의 합리적 조정 등이다.

한국기계연구원장 재직 때 추진한 자기부상열차 사업을 통해 발전에는 모험이 필요함을 깨우치고 됐고 KAIST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구성원과의 정보 공유, 연구 환경 변화를 위한 기관장의 역할, 기관 내부의 투명성 개선 방법, 연구와 행정의 분리를 통한 업무 효율 제고 등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의 제조업은 어떻게 더 잘 만들까 뿐만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드느냐를 고민할 때가 됐다”면서 “선도자의 길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썼다.

해냄. 260쪽. 1만8000원.

▲ 공부가 하고 싶은 당신에게 = 장웅상 지음.

영문학 박사인 저자의 직업은 대학과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이기도 하며 학부와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동시에 이수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한 이래 줄곧 새로운 학문 분야에 도전해 ‘본업’인 영문학을 비롯해 국문학, 관광학, 문화교양학, 중문학, 교육학, 일본학, 법학, 한문학 등 9개 학위를 받았다.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머리가 나빠’ 시작한 공부가 평생의 즐거움이 됐다. 그에게도 공부는 늘 어렵지만 ‘앎의 즐거움’이 가장 큰 인생의 유희이자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는 단 하나의 도구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이렇게 끝없는 공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쌓은 공부의 노하우, 특히 영어를 공부하는 요령, 바람직한 공부와 학교 교육의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우. 288쪽. 1만4800원.

▲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전승환 지음.

SNS ‘책 읽어주는 남자’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가 마음에 새겨두고 도움과 위안을 얻을 문장과 그 문장이 나오게 된 작품 배경을 소개한다.

동서양 고전과 철학, 역사,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 글에서 뽑은 130여 편의 문장이 다뤄진다.

‘누군가 안부를 물어주는 것 같아서’, ‘힘내라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 때’, ‘내 곁에 둘 사람, 거리를 둘 사람’, ‘온전히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4개 주제별로 이들 문장을 분류하고 말미에는 출처를 수록했다.

저자는 “한번 펼친 책을 끝까지 읽어야 독서를 했다고 생각하거나 다독의 중요성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단 한권의 책, 몇 페이지의 독서를 통해 ‘인생의 문장’을 발견했다면 그 책을 끝까지 읽었는지, 그 외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고 썼다.

다산초당. 336쪽. 1만6000원.

▲ 물이 깊은 바다 = 파비오 제노베시 지음, 최정윤 옮김

이탈리아 문학상인 비아레조상을 2018년에 받은 작품. 이탈리아 문단의 차세대 주자 파비오 제노비시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괴짜 할아버지가 열 명이나 있는 대가족에서 자란 소년 파비오가 자라면서 겪는 성장통을 섬세한 유머로 그려냈다. 비극과 슬픔조차 따뜻하게 감싸 안는 작가의 위트에 미소가 지어진다.

인생은 희극도 비극도 아니란 진실을 동화 같은 가족소설로 보여준다. 배경인 토스카나 작은 해안 마을에 대한 묘사가 정겹다.

현대문학. 440쪽. 1만5000원.

▲ 올리버 트위스트 =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29번째 작품. 영국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대표작 중 하나다.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고아 소년의 인생 역정을 통해 사회악과 도덕률의 문제, 산업화의 폐해 등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1812년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난 디킨스는 ‘크리스마스 캐럴’, ‘니컬러스 니클비’, ‘골동품 가게’,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등 다수 고전 명작을 남겼다. 

현대지성. 616쪽. 1만5000원.

▲ 시인의 거점 = 김수영 지음, 박수연 엮음

시인 김수영은 “내 시의 비밀은 내 번역을 보면 안다”고 했다. 김수영이 지은 이 책의 부제는 ‘김수영 번역 평론집’이다. 1957년부터 1966년까지 10여년에 걸쳐 발표한 번역 평론을 엮었다.

헤밍웨이, 사르트르 등 대문호들의 예술론과 비평을 담았다. 이를 통해 김수영 시의 내면과 비밀을 엿본다.

김수영은 6·25 전쟁 동안 역사의 소용돌이에 혹독하게 휘말렸지만, 전향 후 교사와 문인으로 활동했다. 문학을 통해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비(도서출판b). 742쪽. 3만3000원.

▲ 돈의 정석 = 찰스 워런 지음, 김희정 옮김.

돈의 본질과 역사에서 발행·유통 과정, 통화 정책, 국제 금융에 이르기까지 돈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간략히 정리했다.

‘돈은 신뢰를 기초로 해 만들어진다’, ‘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돈의 가치를 결정한다’, ‘돈은 계산 단위, 가치 저장, 교환 수단의 역할을 한다’와 같은 설명은 대학의 경제학개론 교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가와 통화정책, 신용대출과 금융위기, 중앙은행의 업무와 역할, 환율과 세계금융 시스템 등 제법 전문적인 분야도 다루지만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는 생략하고 일상의 언어로 설명하기 때문에 대학 화폐금융론 강의보다는 부담 없이,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조가비 화폐, 남북전쟁에서 북부의 승리를 뒷받침한 ‘그린백’ 화폐, 금본위제의 붕괴 과정 등 돈을 둘러싼 흥미로운 역사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일본의 장기침체와 유로의 위기, 미·중 통화전쟁,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등에 이르는 현대의 쟁점도 다룬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록펠러센터 공공정책 교수이자 선임연구원인 저자는 ‘벌거벗은 경제학’, ‘벌거벗은 통계학’ 등 경제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한 ‘벌거벗은 시리즈’를 써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책도 원제는 ‘벌거벗은 돈(Naked Money)’이다.

부키. 552쪽. 1만8000원.

▲ 철학, 장애를 논하다 = 크리스트야나 크리스티안센 등 엮음, 김도현 옮김.

‘장애학(Disability Studies)’이란 1980년대에 영어권 국가들에서 본격 등장한 신생 학문이기도 하거니와 주로 사회학이나 사회정책학, 사회심리학, 문학, 교육학 등의 영향을 받았을 뿐 철학의 역할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2009년에 편찬(원서 기준)된 이 책은 다양한 학문적 배경과 국적을 지닌 학자들이 모여 철학이라는 이름을 걸고 철학 전반의 시야에서 장애를 다룬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현상’으로서 장애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현상의 본질과 과학적 지식의 관계는 무엇인지를 논하는 형이상학적 접근, 자유·평등·정의 같은 개념들이 장애와 관련해 어떻게 재해석돼야 하는지를 초점으로 삼는 정치철학적 접근, 장애 관련 법률과 의료적 담론 등을 다루는 윤리학적 접근으로 구성됐다.

이 책에서 전개하는 장애에 대한 논의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모리스 메를로-퐁티와 존 롤스에서 악셀 호네트와 조르조 아감벤에 이르기까지 대중에도 낯익은 현대 철학자들의 이론 및 개념과 조우한다.

그린비. 528쪽. 2만9000원.

▲ 우리가 지금껏 몰랐던 신화의 비밀, 명화의 비밀 = 제라르 드니조 지음, 배유선 옮김.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룬 명화들을 분석적으로 설명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도록 도와준다.

신화를 다룬 그림은 신화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기도 하고 독특한 회화적 장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신화와 회화 양쪽을 다 이해해야 한다.

예술사학자인 저자는 서기 10년경 폼페이 벽화에서 라파엘로, 브뤼헐, 카라바조와 같은 르네상스 화가들을 거쳐 20세기 피카소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아우르는 신화 그림들을 골라 소재가 된 신화의 줄거리와 의미, 제작과정 등을 설명한다.

생각의길. 324쪽. 2만2000원.

▲ 책장 뒤 비밀공간에서 = 안네 프랑크 글. 유보라 그림. 고정아 옮김.

홀로코스트 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안네의 일기’를 아동·청소년 문학으로 새롭게 엮었다.

시간 순서가 아니라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안네의 모습을 그려낸다.

훌륭한 기자와 작가가 되고 싶었던 안네가 좁은 은신처에서 성장통을 견뎌내며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를 꿈꾼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학사아르볼. 248쪽. 1만5000원.

▲ 우리 같이 놀자 = 마이크 브라운로우 지음. 엄혜숙 옮김.

귀여운 펭귄 두 마리가 추운 남극을 떠나 친구를 만나러 다닌다.

코끼리, 기린, 하마, 여우, 거북이 등을 마주치는 이들의 여정에서 혼자 노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더 행복하다는 교훈을 전한다.

국민서관. 36쪽. 1만원.

▲ 아기 다람쥐의 모험 = 신경림 시. 김슬기 그림.

신경림 시인의 동시에 따뜻한 그림을 붙여 아기 다람쥐의 세상 나들이를 재미있게 묘사한다.

이제 막 산에서 내려온 아기다람쥐의 두근두근하는 마음은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어린이들과 다르지 않다.

바우솔. 40쪽. 1만2000원.

▲ 쓱 읽고 딱 아는 속담 = 네모랑 글. 네모칸 그림.

초등학생 수준에서 알아야 할 주요 속담들을 만화로 흥미롭게 알려준다.

수업에서 자주 쓰이는 속담 88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해설한다. 어휘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게 기획 취지다.

예림당. 184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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