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강이 비단강임은
많은 강을 돌아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읍디다.

그대가 내게 소중한 사람임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읍디다.

백년을 가는 사람 목숨이 어디 있으며
오십년을 가는 사람 사랑이 어디 있으랴.

오늘도 나는
강가를 지나며
되뇌어 봅니다.

‘시행착오(試行錯誤)’는 미국의 심리학자 손다이크(Edward Lee Thorndike)가 발견한 학습 원리로서 학습자가 목표에 도달하는 확실한 방법을 모르는 채 본능, 습관 따위에 의하여 시행과 착오를 되풀이하다가 우연히 성공한 동작을 계속함으로써 점차 시간을 절약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는 원리이다.

많은 강을 둘러본 이후 비단강 곧 금강의 참된 가치를 뒤늦게 깨달았음을 고백하는 것처럼, 같은 맥락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난 이후 그대 곧 사랑하는 이의 소중함을 비로소 알게 되었음을 깨닫는 것처럼, 시행착오를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면 삶의 방향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까.

사람 목숨이란 대개 백 년을 넘지 못하고 사랑은 일반적으로 오십 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인정하기 싫은 사실을 비로소 인정할 때, 그 소중한 깨달음은 더욱 커다란 의미가 되어 진정한 촉매로 다가온다. 삶의 연륜에서 시행착오로 깨닫는 지속성을 본받아 우리도 금강을 거닐며 사람에 대해서, 사랑에 관해서 알아가야겠다. <성은주 시인·한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