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현(대전갑천중 1학년)

이번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은 그리스, 이집트, 터키의 역사를 배우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보며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또 학교생활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부모님께서 여행을 보내 주신다고 할 때부터 많이 기대했고 설레서 힘든 일도 잘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그리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경유를 한 다음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오래 타서인지 몸이 약간 힘들었지만 그리스 땅을 밟자 몸의 피로가 가시고 어떤 유적지가 먼저 나를 기다릴 지 흥분됐다. 버스를 타고 그리스 가이드와 인사를 한 후 델피로 출발했다.

가는 내내 시간이 걸려서 중간에 중식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빵이 돌처럼 딱딱한 것과 양배추에 고기가 싸있는 것 빼곤 꽤 입에 잘 맞았다.

아라코바 마을에 도착해 구경을 하고 인증샷을 찍었다. 지붕이 주황색으로 통일돼 있어서 멋있었다.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운 빛깔이라 아쉽기도 했다. 

델피로 이동해 먼저 델피 박물관에 갔다. 거기에서 아테네 여신의 배꼽을 보고 여러 유물 유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거기에 스핑크스가 있는 건 신기했다. 그리고 술잔이 있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유물이었다. 설명을 듣기로는 술이 많이 써서 얼굴을 찌푸리는 걸 가리기 위해 술잔이 컸다고 했다.

술잔 안에 그려진 그림에 새는 원래 흰색이었지만 아폴론이 까만색으로 변하게 했다고 해서 이것이 지금의 까마귀라고 한다. 그리고 델피 유적지에서 신탁을 내렸던 아폴론 신전에 가기 위해 거쳤던 여러 관문을 봤다. 정말 멋있었고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나온 장소이기에 남아 있는 게 신기했다. 다만 관광 온 그리스 학생들이 우리에게 대부분 인사로 “니하오”라고 해서 기분이 좀 그랬다. 이곳에도 중국 사람들이 관광을 많이 온다고 했다.

숙소로 이동 중에 영화 ‘300’의 배경지를 갔다. 동상 하나만 있어서 여기가 맞나 싶었다. 호텔에 있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수동으로 열고 닫는 것이라 낯설고 불편했는데 그것 말고는 괜찮았다.

다음날에는 메테오라를 구경했다. 안개가 많이 껴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그리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서 영국의 약탈과 폭발로 인한 피해를 알게 됐다. 이런 점 때문에 화가 나긴 했지만 파르테논 신전의 부족함까지 안에다 고스란히 넣어둔 느낌이 들어 멋진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저녁으로 한식을 먹어서 더 행복했다. 

이어 파르테논 신전을 보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갔다. 설명을 듣고 가까이 가서 보니 정말 멋있었다. 또 하늘도 정말 좋았다. 말로 표현하기 버거웠다.

신전 아래 경기장을 했던 곳이 두 군데 있었다. 로마식과 그리스식 양식이라고 했다. 로마식은 지붕이 있었지만 그리스식은 그렇지 않은 것이 달라 보였다. 그리고는 아테네 국제공항으로 갔다. 공항을 만들면서 나온 유물을 공항 안에 작은 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한 것이 신기했다. 비행기 기다리며 남은 시간 동안 그리스 공항 면세점에서 여러 가지 기념품을 샀다. 그리고 이집트로 가는 비행기를 타며 ‘그리스를 벌써 떠나다니’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집트
첫날 비행기에서는 불빛이 많아 보였다. ‘대도시라서 좋겠지’라는 마음을 가졌는데 막상 공항에 가니 내 생각이 잘못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리스를 떠나기 전에 가이드 선생님이 이집트 가면 고생한다고 한 말씀이 설마인 줄 알았는데 공항에 도착하고 형은 가방을 잃어버렸다.

먼저 카이로에 도착해 호텔부터 갔다. 호텔은 지금까지 중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화장실도 넓고 방도 넓어서 좋았다. 그날 친구네 방에서 놀다가 늦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근처에 있는 파라오들의 거상(람세스 2세 거상)을 본 뒤 피라미드를 보러갔다.

피라미드를 직접 보니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웅장함이 있어서 신기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피라미드의 삼각형모양이 약간 울퉁불퉁 하고 블록 하나의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피라미드는 3개가 있었고 2개는 큰 컸고 하나는 작았다. 피라미드 3개가 다 보이는 곳에서 인증샷을 찍고 스핑크스를 보러갔다. 스핑크스는 생각이랑 별로 다르지 않았지만 하나의 돌덩이를 깎아 만든 것이 신기했다. 

다음날 새벽 3시쯤 카이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룩소로 이동했다. 이때 공항 검사가 정말 까다로웠다. 무슨 검사를 세 번이나 하고 신발을 벗고 캐리어 검사까지 했다. 그런데 나의 촉으론 검사를 대충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잘 마치고 나와 버스에 탑승 한 후에 멤논의 거상을 보러갔다. 막상 가보니 진짜 커보였다.

그리고 왕가의 계곡에 가서 여러 왕의 무덤을 봤다. 그곳엔 여러 가지 문자들이 온통 벽에 남아있어서 놀라웠다. 그리고 이집트 최초의 여왕인 합세슈트의 신전에 갔다. 신전을 보니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곳 같아서 신기했다. 뒤에 거대한 바위 벽 같은 것이 있었고 하늘도 멋있어서 그런 느낌이 더 들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카르낙신전이다. 거기에서 산양 얼굴 모습의 스핑크스와 오벨리스크 거대한 기둥들, 벽과 기둥에는 온통 고대 이집트 문자들이 있었다. 이때 고대문자에 관심이 약간 생겼다. 단군신화가 나온 곰이 마늘 먹을 때 생긴 문자라고 하니 신기했다. 특히 정말 웅장하기도 하지만 3000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신전을 지었는지 궁금해졌다. 또 모든 기둥과 오벨리스크는 통돌로 만들어진 게 놀라웠다.

다음날은 홍해에 갔다.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렸다. 그때 버스 타는 게 너무 힘들고 졸렸다. 후루가다에 도착해서 호텔 체크인을 한 다음 그 앞에 있는 바다에서 친구, 형들과 물수제비 하며 놀았다. 그때 정말 실컷 놀아서 좋았다.

이집트에 모든 유적지나 5성급 정도 호텔 앞에는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호텔을 들어 갈 때나 유적지를 들어 갈 때마다 X-ray검사를 했다. 참 불편하지만 테러가 일어난 후부터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집트 음식 중에 물고기 튀김이 있는데 진짜 맛이 없다. 대추야자는 호불호가 있어서 나는 별로였다.

그런데 이집트 모래로 깨끗했던 내 하얀 신발 끈의 색이 누렇게 돼 마음이 슬펐다. 이집트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린 형은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가방에 금이 좀 났다. 그래서 이집트는 가기도 힘든 곳이기도 한데 두 번도 안갈 것 같다.

◆터키
다음날 후루가다 공항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한 다음 카파도키아에 도착했다. 첫 날에는 카파도키아만 관광을 하고 중식을 항아리 케밥과 아주 쫀득쫀득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고 호텔로 갔다.

카파도키아는 만화책이나 사진으로 많이 봤는데도 신기하고 매력 있는 곳인 것 같다. 왜냐하면 건물들이 제각각이고 재미있게 생겼기 때문이다. 버섯 바위는 정말 신기했지만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힘들었다. 그런데 사진에는 하늘에 구름이 약간 낀 것만 나오고 비 온 건 안 찍혔다. 

다음날에는 지하도시인 데린구유에 갔다. 별로 넓지 않고 광장이 아닌 통로는 정말 허리를 구부리고 가야 할 정도로 좁았다. 그렇지만 이런 지하에도 사람들이 사는 사회가 있었던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파묵칼레 근처에 있는 호텔에 갔는데 거기서 목욕탕이 수영장처럼 돼 있어서 친구와 형들과 놀았다. 뭔지 모르게 관광보다 이동하는 곳이 많아서인지 버스를 더 많이 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으로 히에라폴리스에서 옛 도시를 봤다. 그렇지만 복원이 잘 안돼 있어서 그냥 부조물이 있는 들판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파묵칼레에 하이라이트인 노천 온천에서 족욕을 했다. 들어가는 곳까지 맨발로 가는데 바닥이 지압판 같아 발이 너무 아팠지만 물에 발을 담그니 따뜻해서 살만해졌다. 미끄럽다고 들었는데 별로 그렇지는 않고 오히려 바닥이 울퉁불퉁해 마찰력이 커서 안 미끄러질 것 같다. 

다음날 에페소에 가서 대극장, 셀수스 대도서관, 하드리아누스 신전 등의 유적지를 둘러봤다. 이곳에는 고양이가 지금까지 다닌 유적지 중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었다. 유적지가 진짜 멋있었고 복원이 잘 돼 있어서 좋았다. 그 중에서 나는 셀수스 대도서관이 가장 좋았다. 왜냐하면 딱 처음 봤을 때 하늘과 주변풍경이 잘 어울려 한눈에 반해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심으로 고기꼬치를 먹었다. 그 곳에 기차를 전시를 해 놓아서 구경도 하고 신나게 놀았다. 

트로이 구경도 했다. 트로이 목마 안에도 들어가 봤는데 너무 오래된 것인지, 빼앗겨서 인지 남아있는 게 없어서 볼 것이 없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로 가는 중간에 배를 탄 후 바다를 건너 점심 식사를 했다. 이번에는 고등어 케밥을 먹었다. 그냥 고등어에 밥 먹는 느낌이었는데 비리지 않고 맛있기만 했다. 그리고 여행 마지막 호텔이었는데 진짜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다녔던 호텔 중 규모도 크고 매트리스도 좋았다. 특히 와이파이가 잘 돼 있어서 가장 좋았다. 친구랑 형들과 야식으로 컵라면의 물을 끓이는데 음악 ‘B Rossette’를 들으며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 이스탄불에서 돌마바흐체 궁전 관람을 했다. 정말 ‘사치는 이게 사치구나’를 느꼈다. 금 몇 백톤, 은 몇 백톤, 유리는 모두 사파이어, 식기도구는 칼날을 제외하고 모두 금이고 면도칼도 은이었다.

그리고 나서 블루 모스크에 갔다. 공사 중이라 내부에서 돔이랑 코끼리 다리 기둥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아야 성소피아 사원에 갔다. 그나마 여기는 내부에서 돔이 보였다. 진짜 아름답고 블루모스크보다 훨씬 빨리 지어졌지만 코끼리 다리 기둥같은 건 없고 벽에 기둥이 있었다. 

2층에 올라 가보면 예수님의 그림이 모자이크로 붙어 있다. 실제로 보니 신기했고 몇천 년 전 의 그림이 남아 있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이스탄불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 힘들어서 대전으로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계속 잠만 잔 것 같다.

참, 터키 수돗물은 석회수여서 먹지 못하고 양치도 생수로 했다. 그리고 치안이 이집트가 안 좋아서인지 터키와 비교돼 좋았다. 터키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는데 비가 오기도 하고 추워서인지 별로 안 팔아서 많이 못 먹어 아쉬웠다.

그리고 3개국 모두 우리나라의 비해 통신이 매우 느렸다. 그렇지만 아빠가 로밍을 해주셔서 별 큰 문제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해외탐방을 하면서 좋았던 것을 하나씩 꼽자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이집트의 피라미드, 터키의 성소피아박물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유물들, 유적지가 다 이유가 있어 만들어진 것이어서 나도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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