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진(대전한밭초 5학년)

옛날엔 비행기가 좋은 줄만 알았다. 그리스, 터키, 이집트에 가는 여행 길에 올랐다. 10시간 동안 비행기를 탔다. 허리가 아프다. 문 못 열까봐 화장실 가는 고민을 30분 동안 하고 앉아있다. 비행기 화장실은 막상 들어가서 나올 때 쉬운데 쓸데없는 걱정을 가지고 30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 비행기 의자에 앉아있으니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하면 또 비행기를 갈아타는데 또 탈 생각을 하니 괴로웠다. 그래도 갈아 탄 비행기는 몇 시간 안 됐기 때문에 그나마 나았다. 그리스에서 이집트로 넘어갈 때 비행기를 3시간 정도 탄 거 같다.

새벽 비행기라 타자마자 잠이 몰려왔다. 근데 나는 졸다가 손에 힘이 빠져 들고 있던 틴트를 떨어뜨렸다. 20분 동안 비행기 불까지 켜고 혼자 야단법석을 떨며 찾았지만 결국 포기했다.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눈을 감았다뜨니 도착시간이 30분 남아있었다. 이 때까지는 딱히 아무 일 없었다.

이집트 탐방을 마치고 터키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정도에 깨서 준비를 하고 보니 새벽 4시였다. 비행기를 타러 출발했다. 역시 타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문제는 도착하기 거의 직전이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비행기가 착륙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비행기에서 준 샌드위치를 4분의 1정도 먹었다. 근데 갑자기 몸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면서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았다. 입을 손으로 막고 ‘이륙하면 바로 화장실에 달려가야지’ 생각하며 참고 있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 더 흔들릴 뿐 좀처럼 착륙하지 않았다.

나는 창밖을 보며 참아보려 했지만 나의 토는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고 결국 입 밖으로 나왔다. 나는 ‘욱’ 소리를 내며 토를 했다. 나의 손이 조금 막긴 했지만 잔여물들이 내 옷을 적셨다. 나와 가까이 앉으신 인솔자 님이 도와주셨다. 내 옷은 토 범벅이 됐고 비행기가 착륙하고 캐리어를 찾은 뒤 여벌옷을 꺼냈다.

터키 공항 화장실로 달려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허무했다. 내 토가 묻은 옷은 어떡하지. 인생의 새로운 흑역사를 만들었다는 여러 생각이 겹쳤다. 터키 탐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갔다. 혼자 면세점에서 고독하게 물건을 사고 고독하게 내가 탈 비행기 게이트를 찾아 대기 의자에 앉아있었다. 선생님, 일행 아무도 안 보여서 다 어디갔나 생각하다가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야 겨우 상봉했다. 감동적인 만남이었다. 그 뒤로는 아무 문제 없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고국에 고착했다. 한국에 도착하자 뭔가 정겹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건 내 몸 관리 스스로 잘하자, 그리고 한국이 최고다. 여행의 고단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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