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말 바로 쓰기 운동
수동태와 군더더기 말

제공 : 강신철 한남대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

 

유튜브에서 어떤 수학강의를 듣다가 "우리가"라는 말을 아무 데서나 반복적으로 쓰고, 어법에 맞지 않게 이상한 말투로 강의를 하는 것이 너무 귀에 거슬려서 강의 듣기를 포기한 적이 있다. 언어습관이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내용도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좋은 예이기 때문에 여기 소개한다.

1. 우리말에는 수동태가 잘 안 쓰이고 '-이, 히, 리, 기-'와 같은 '피동 접사'를 쓰거나 '-받다', '-당하다', '-되다' 와 같이 단어 자체에 이미 피동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보조용언을 써서 표현한다. 그런데 이 수학강사는 이미 피동의 의미가 포함된 "~되다"를 "~되어진다"고 말함으로써 영어식 수동태를 쓸 뿐만 아니라 이중 피동의 의미가 담긴 어색한 표현을 쓴다.

예 1) x의 값이 결정되어지면 →  x 값이 결정되면, x값을 결정하면

예 2) y는 5가 되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y는 5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 3) 기본행 연산이 정의되어진다 → 기본행 연산을 정의한다, 기본행 연산이 정의된다

2. 말은 간결할수록 좋은데 불필요하게 "~게 되면"이라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쓴다.

예1) X와 Y를 더하게 되면 → X와 Y를 더하면

예2) 1차 방정식을 먼저 풀게 되면 → 1차 방정식을 먼저 풀면

말을 할 때 군더더기 말(filler)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에~, 그~, 또와 같은 군더더기 말은 적절히 사용하면 말 사이의 빈 공백을 메우는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귀에 거슬리고 말 내용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군더더기 말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본인은 잘 모른다. 본인이 말하는 것을 녹음해서 들어보든지 다른 사람에게 지적해달라고 부탁해서 고쳐야 한다.

※  우바쓰 운동 참여방법은 뉴스 원고, 신문기사, 논문, 서적 등에서 잘못 쓴 우리말이나 글을 찾아서 고친 후 글을 '우바쓰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거나 SNS(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에 공유하면 된다.

제공 : 강신철 한남대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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