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국 어수선한 대전시의회
2년 뒤 자신들의 운명 좌우할 주군 모시기 분주

21대 총선 정국을 맞은 지방의원들은 어떤 태세를 갖춰 국회의원 선거에 임하고 있을까? 대전시의회의 경우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눠 ‘줄서기-조바심-관망’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설 연휴 직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천 의장(서구5)이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부정 연루 혐의로 기소(업무방해 및 뇌물수수, 제3자 뇌물요구 혐의로 그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서구을 박범계 국회의원의 3선 가도에 부정적 영향)가 되며 뒤숭숭해진 시의회에선 의정활동 휴지기를 맞아 두 달 앞으로 닥친 총선 전장(戰場)에서의 각개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출마하려는 특정 정치인의 적극적인 지지자 역할을 자처한다. 관할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첫 공식 행보부터 지근거리에서 동행하며 친분을 과시, 줄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제8대 의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오는 7월 돌입하는 후반기 의장직을 예약해 놓은 민주당 권중순 의원(중구3)은 공직자 신분과 대전 중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직을 겸하고 있는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서 귀국한 우한 교민들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되던 지난달 31일, 권 본부장은 황 원장을 대신해 중구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했고, 이 자리엔 정종훈 중구의원도 함께했다.

같은 당 문성원 부의장(대덕구3), 김찬술 의원(대덕구2)이 대덕구 공천 경쟁에 나선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한배를 탄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이와 유사한 행보다.

어떤 선거구에선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을 갈아온 정치신인들의 본선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진짜’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시의원들도 있다. 기존 예비후보들을 경시해 온 이들은 정작 자신들이 기다려온 진짜가 뜨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며 조바심을 내고 있다.

이 같은 두 부류와 달리 관망하는 시의원들도 있다. 튀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당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위한 눈치를 살피는 것으로 2년 뒤 지방선거 정국에 자신들의 운명을 좌우할 ‘주군(主君)’이 누가 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출마 예정자들과 두루 친소관계를 유지한 채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유성을에서 직접 선수로 출격하려 했지만 사실상 당의 압력으로 출마를 포기한 민주당 정기현 교육위원장(유성구3, 재선),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구 제6선거구에서 당선돼 시의회에 입성한 후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 제명, 바른미래당 입·탈당, 자유한국당 입당의 풍파를 겪으며 유성을에서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하는 김소연 전 의원까지, 대전시의회가 총선과 맞물려 어수선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구 6선거구(월평·만년동) 시의원은 4·15 총선과 함께 치러질 보궐선거에서 가려지는데, 현재까지 한국당 박종화 대전시당 청년대변인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민주당에선 이선용 서구의원, 박수빈 박범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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