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다’ PD, 나연이 어머니 걱정하기도 "악플은 저에게만 달아주세요"

전국을 눈물 바다로 만든 MBC 스페셜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너를 만났다'는 누군가의 기억 속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VR(가상현실)로 구현해 따뜻한 기억의 순간을 다시 재현해주는 취지의 특집 다큐멘터리다.

가장 최전선의 기술인 가상현실, 인공지능, 실감 콘텐츠가 게임처럼 재미를 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늘나라에 있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등의 물음으로 시작된 기획이다. 재회의 주인공은 네 아이의 엄마였던 장지성 씨. 그는 3년 전 가을, 일곱 살이 된 셋째 딸 나연이를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이라는 희귀 난치병으로 떠나보냈다.

제작진은 모녀의 재회를 위해 8개월간 국내 최고의 VR(가상현실), VFX(특수영상) 기술을 가진 비브스튜디오스와의 협업으로 구현 작업을 시작했다. VR(가상현실) 속 나연이를 실제 모습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인터뷰, 핸드폰 속 사진과 동영상에 저장된 다양한 표정, 목소리, 말투, 특유의 몸짓에 대한 분석 했다. 이후 모션 캡처 기술을 거친 긴 CG 작업을 도입했다.

나연이 엄마 장지성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지만 꿈에서 만날 수 없고 내 꿈에서 나연이는 웃지 않는다. 나의 죄책감 때문인지 늘 원망의 눈빛"이라며 "웃으면서 나를 불러 주는 나연이를 만나 아주 잠시였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늘 꾸고 싶었던 꿈을 꾼 거 같이"고 MBC 스페셜 '너를 만났다' 녹화를 통해 나연이를 만난 소감을 전했다.

해당 방송은 많은 이들을 감동 시켰고, 나연이 엄마의 블로그에 2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너를 만났다'(이하 너를 만났다) 김종우 PD의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눈길을 끈다.

2월 6일 방송된 MBC 표준FM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는 김종우 PD와 이현석 비브스튜디오 감독이 출연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종우 PD는 '너를 만났다' 호평에 대해 "감사드린다. 결국 각자 마음 속을 들여다보신 것 같다. 각자 그리운 마음이나 옆에 있는 가족 생각을 하셔서 방송을 보시고 '옆에 있는 아이들 꽉 끌어안아 줬다', '아프지만 말라'는 생각이었다고 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방송 이후 나연이 어머니 장지성 씨와도 통화했다고. 김종우 PD는 "걱정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전화를 드렸다. 너무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비공개 블로그에 몇 만 명이 갑자기 들어와서 그렇긴 한데 괜찮다'고 하시더라. 잘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 혹시라도 악플은 저에게만 달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VR 제작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이현석 감독은 "제작과정에서 나연이 어머니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MBC 측에서 나연이 어머니를 만나서 한 인터뷰 내용을 전달 받긴 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나연이 관련된 사진이라든지 영상 데이터를 전달 받아서 MBC 측과 고민해서 제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중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이현석 감독은 "일단은 나연이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그 데이터들만 가지고 만들어야 했던 부분이 있다. 어머니가 나연이를 만났을 때 최대한 나연이를 만난 것 같은 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모델링 작업에서 많은 노력을 했었던 것 같다. 또 나연이 움직임도 기록데이터를 가지고 최대한 나연이 모습에 가깝게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 음성 같은 경우는 음성 데이터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네오사피엔스라는 오디오 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력해서 나연이와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들과 또 다른 성우들 목소리 여러 개를 딥러닝 시켜서 나연이 목소리와 일치, 교집합 되는 음성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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