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관 충남농업기술원 기획홍보팀

 ‘꼰대’라는 말이 있다. 그 단어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해 영국의 국영방송 BBC의 ‘오늘의 단어’에서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자. 국제적으로 소문난 단어로 알려지게 되면서 내린 정의에 꼰대는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꼰대’ 당신은 항상 틀리다”라는 이야기가 그 정의에 함께 따라 붙었다.

그 단어에 대해 영국인들이 보인 반응도 재밌다. 남편, 시어머니, 우리 엄마, 우리 아빠 등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서도 꼰대로 불릴만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사실, 나도 꼰대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는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지”라고 주장하지만, 젊은 사람이 본다면 나는 아주 심한 꼰대증상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직장 동료들과 세태를 이야기 하는 자리에서도, 직장에서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40대를 넘기면서 꼰대가 아닌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을 하며 ‘꼰대’ 세대를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물론, 누구의 입장에서도 꼰대는 고쳐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40년 이상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지금의 내 삶을 한 순간에 변화시키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냥 이해를 해야 될 부분이다. 꼰대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젊은 세대에서는 40대 이상의 꼰대적 기질을 이해해 주면 될 일이다. 물론, 그것이 어찌 쉽겠는가.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몇 해 전 귀농귀촌 업무를 담당하면서 귀농귀촌의 갈등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한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서로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날 우리 마을에 동네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우뚝 솟아난 상황이다.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풍경 좋고, 공기 좋은 농촌마을에 들어 온 도시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많은 마을에서는 따뜻하게 맞아주지만 일부 마을에서는 환영의 악수보다 수근거림이 더 심할 수 있다.

공동체의 이해는 개인적 성향인 꼰대의 이해보다 어려운 일이다. 개인이야 멀리하면 그만이지만 마을 전체 분위기에 관한 것이니 이해하며 맞추고 살아가려면 50배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귀농귀촌 교육을 하면서 가장 강조한 이야기가 공동체의 이해다. 농사기술은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서 교육을 받거나 마을 분들의 농사를 따라 하면서도 배울 수 있지만, 공동체를 배우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그동안 마을, 주민이라는 공동체와 단절된 채로 각자의 길만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2019년 통계에서 귀농·귀촌 10가구 중 6가구(귀농 60.5%, 귀촌 63.8%)가 귀농·귀촌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 이해의 간극을 서로 좁혀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에도 귀농과 귀촌은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 멋진 꿈이다. 나이든 분들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농촌에서의 생활을 꿈꾸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귀농귀촌 하는 분들을 도와주고 교육하면서 그 삶에서 정말 큰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이유로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분들에게 아직도 그 꿈의 실천을 큰 소리로 응원한다. 더하여 공동체의 이해에 대한 부분은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 농촌이든 산촌, 어촌이든 모두 다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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