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공연 줄줄이 취소
대전연극協 7개 극단 피해 호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 연극계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맘때 공연이 한창이어야 할 지역 극단들이 연이어 이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 추진될 ‘연극의 해’가 본격적인 닻을 올리기도 전에 맞은 코로나19 사태에 지역 연극현장의 시름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면서 그 여파가 지역 연극계의 근심을 두텁게 하는 형국이다.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극단도, 이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소극장 관계자들도 날로 확산되는 코로나19의 기세는 무서움을 더해 이젠 야속하기만 하다.

지역의 한 소극장 관계자는 “원래는 코로나19로 어린이 대상 공연은 다 취소하고 남은 공연은 무대에 올리려고 했는데 관객이 눈에 띄게 줄고 상황이 심각해져 결국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며 “지난번 메르스 때도 상당한 손해를 봤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맘이 편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한국연극협회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전국 연극계 대책을 마련하고자 피해 상황을 청취 중인 가운데 대전연극협회 소속 극단 14곳 중 7곳이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극단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대체로 관객동원 불가, 계약철회로 인한 손실, 공연 취소로 인한 관객 감소라는 게 대전연극협회의 설명이다.

대전연극협회 관계자는 “한국연극협회 차원서 지역 연극현장의 코로나19 사태 현실을 파악,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역을 떠나 연극계의 걱정은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맞춰지고 있는 와중에 일각에서는 당장 올해 예정된 연극의 해 사업을 재검토하고 배정된 예산 21억 원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연극인 지원에 투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연극계는 물론 정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 연극의 해 추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연극의 해 예산을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연극인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 이사장은 “한국연극협회가 코로나19의 진정국면이 될 때까지 피해상황을 집계해 피해액과 규모를 지역 협회, 단위 협회와 함께 산정 중인데 연극의 해 예산을 현장에서 직접 피해를 입은 배우, 스태프의 피해 최소화에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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