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증가에 관객 반토막
대전권 영화관 탄력운영 체제 전환

대전 극장가에 코로나19 한파가 불어 닥쳤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중문화시설을 꺼리는 대중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 탓에 관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극장가마다 통상적으로 조조영화와 함께 상영해 오던 심야영화는 코로나19의 기세에 눌려 일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다.

코로나19가 영화관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일을 연기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이미 관객에게 선보인 영화의 경우 오프라인 시사회를 잇달아 취소하는 등 코로나19의 파장이 퍽 만만찮게 번지고 있어서다.

극장가의 관객은 벌써부터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에 따르면 이달 대전지역 극장가에서는 모두 53편의 영화가 상영돼 25만 1211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70편의 영화가 상영돼 58만 2125명의 관객이 극장가를 찾은 지난달에 비해 33만 914명(43%) 줄었다. 64편의 영화에 74만 7604명이 몰린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49만 6393명(34%)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확진자의 동선에 영화관이 포함되는 등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개됨에 따라 더 조심할 수밖에 없는 대중의 성향이 끼친 영향이라는 게 영화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전 서구의 한 영화관 관계자는 “전국 영화관이 사실상 비상체제”라며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정말 이렇게 관객이 없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관을 찾는 분들이 없다”고 당혹스러워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전권 주요 영화관들은 일제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할 때까지 탄력운영체제로 전환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야영화 상영을 단축한 것이다. 이미 대전지역 각 극장가에선 조조를 제외한 심야영화 상영은 일찌감치 줄인 상태인데 언제 재개할 지는 현재로썬 불투명하다.

CGV 관계자는 “지난주 확진자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의 극장에서 심화영화를 포함, 모든 영화 상영을 1~2회차 정도 줄이는 등 탄력 운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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