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빠!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니 처음이네요. 아빠께 이렇게 글을 써올린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바야흐로 봄이 왔건만 이 안은 지하세계처럼 어둡고 춥군요. 모든 것들이 얼어붙어 있던 그 추운 계절 같아요. 슬프거나 힘들거나 지쳤을 때 아빠를 찾아오게 되는 것 같아 가슴 한 켠으로 너무나 죄송하고 가슴아파요. 아빠! 살아계셨을 때 그리도 불러보고 싶었건만 부르지 못했던 제가 너무 어리고 속이 좁았던 것 같아 죄송해요. 사랑해도 사랑한다 말하지 않았던 제 맘이 넘 아팠는데 그거 아세요? 그래도 아빠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인데, 내가 그토록 미워하고 미워했던 나의 아빠가 내 곁을 떠나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눈물도 마르지 않았죠. 초라하게 보낸 아빠 딸을 용서하세요. 지금이라도 이렇게 용서를 빌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에요. 아빠가 안 계신 지금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빈 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때마다 이 세상에 오직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찌나 가슴이 터질 것처럼 아파오던지. 아빠 지금 그 곳은 어때요?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 없는 따뜻하고 편안한 곳이길 바랍니다. 봄날의 따뜻한 햇살처럼 당신에게도 따뜻함이 배어나오는 그런 편안한 곳이길…. 아빠 사랑해요! 살아계실 때 꼭 한번만이라도 해드릴 걸…. 담에 올 땐 좋은 소식 많이 가지고 올게요. 그동안 편히 계세요. -딸

#2. 사랑하는 형 보고 있지?

우리 사랑하는 형 하늘나라에서 보고 있지? 거기는 여기보다 너무 편안하지? 형 떠난 지 4일밖에 안 돼서 그런지 혼자 있으면 자꾸 눈물이 난다. 거기서는 이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잘 지내고 있어. 어제 아빠하고 엄마 모시고 갔다 왔는데 좋더라. 간만에 아빠도 바깥 구경하시고 좋아하시더라고. 아빠도 엄마도 나도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좋은 생각만 하고 살게. 그러니까 형도 엄마한테 효도 못한 것 생각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 잘 보살펴 줘. 형이 그렇게 사랑하던 형수님도 잘 보살펴주고. 이번 주 일요일날 형수님이 오신다고 했는데 그때 또 찾아갈게. 아주 먼 나중에 꼭 우리 함께 만나 아빠엄마 모시고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형아~~.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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