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예가, 전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은 1993년 엑스포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인구 150만의 세계과학도시로 선도적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눈앞에 둔 미래지향적인 도시다.

대전하면 첨단과학의 요람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 산실임을 자랑할 수 있다. 산업기술과 첨단과학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고, 제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시점에 대덕특구 보호와 육성은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KAIST 김정호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는 제4차 산업혁명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혁명으로 빅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의 인지능력, 판단능력, 예측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는 인공지능이 환경, 에너지, 교통, 안전, 국방, 금융, 의료, 생명, 제약, 농업, 재료뿐만 아니라 인문학,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와 융합이 가능, 인간 작업의 효율을 증대하고 창조 과정을 보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문화예술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산업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융합예술 강연과 융합예술아카데미, 융합창작소 등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적 변화와 관련 기술의 이해, 이를 활용한 융합예술 사례를 소개하고 ‘컴퓨터 언어가 소개하는 그림’, ‘미래의 예술가는 인공지능’, ‘창작의 주체는 누구인가’,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로보틱 아트’ 등의 주제로 그 파급 효과에 철학적·경제적·예술적·윤리적으로 접근하며 생산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자고로 충청도가 선비의 고장이요, 학문의 고장이었음을 상기할 때 충청도의 수부(首部)인 대전에 현대문화의 진수인 첨단과학의 요람이 자리하고 있음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므로 대덕특구와 지역 문화예술계가 긴밀히 연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전엔 천부적 관광자원이라 할만한 유성온천이 있다. 당국에선 유성을 관광 위주의 지역으로 조성하기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각종 세미나를 유치하고 이에 관광을 접목해 유성의 면모를 쇄신해야 한다.

그리고 유성과 쌍벽을 이룰 수 있는 또 하나의 휴양지로 개발이 가능한 곳이 바로 대청댐이다. 대청댐의 맑은 물과 그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당국이 개발하기에 따라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멋진 레저타운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은 교통의 중심 도시이고, 인근의 세종시, 육·해·공군본부가 자리한 계룡대 등과 더불어 명실공히 국가중핵도시, 행정수도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대전은 정치, 군사, 관광, 연구, 교통의 요지이고 남한의 중심부에 위치한 장점을 살려 발전 가능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고, 여기에 더해 문화예술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서의 발전을 상상해 본다. 아무리 도시가 발전한다고 해도 그 정신적·심미적 바탕인 문화예술의 향기가 없다면 이는 마치 큰 육체만 있고 정신이나 영혼이 없는 사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부족한 예술장르인 연극, 영화, 음악, 미술, 문학, 무용 등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이 확충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열어가는 대전에선 문화예술의 질적 발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화와 균형 속에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벤처기업 창업과 신산업을 개척에 노력해야 한다.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자율주행자동차 분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문화예술 융합의 여하(如何)에 따라 경제성장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우리에게 인재 육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4차 산업학명 시대, 대전이 문화예술이 융합된 꿈의 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