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B 적층 육방정계 질화붕소의 경계면에서 형성된 전자 전도 채널.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 물질에 부분적으로만 전기가 통할 수 있게 만든 새로운 기능성 소자가 등장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이 대표적인 2차원 절연체 물질인 육방정계 질화붕소(hBN)를 층층이 쌓아올린 물질의 경계에서 머리카락보다 100만 배 얇은 1.5nm 두께의 전도 채널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여기서 hBN이란 hexagonal Boron Nitride의 약자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를 일컫는다. 붕소(B)와 질소(N)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놓인 hBN은 높은 열적·기계적·화학적 안정성을 지닌 2차원 소재다.

우수한 물성에도 불구하고 hBN을 전자소자로 사용하긴 어렵다. 밴드갭(물질 속 전자들이 모여 있는 부분과 전자들이 전혀 없는 부분 사이 일종의 장벽)이 큰 부도체로 전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hBN은 전자소자 분야에서 기판, 전류의 흐름을 막기 위한 절연체 등으로만 사용되는 등 응용이 제한적이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연구진은 화학기상증착법을 통해 두 유형의 hBN을 합성했다. 이후 원자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TEM) 및 이미지 시뮬레이션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 통로의 정확한 형태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 소자의 기판 등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온 절연체 물질인 hBN이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향후 질화붕소 단일 전자소자 제작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박효주 연구위원은 “추가 공정이 한 단계 주는 만큼, 공정이 단순해지고 제조비용 역시 절감될 수 있다”며 “단 원자 두께의 궁극적인 1차원 전극채널인 만큼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