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역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 만들어야

풍수지리의 원리 가운데 중요한 관점은 우주 만물의 모든 기운은 고정됨이 아니라 변화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동양 철학의 기본 바탕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논리를 확실히 이해함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풍수가들은 통일신라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개성 송악산 시대를 예고하였고, 그 후 한양의 북한산 시대가 이어지고, 그 시기를 지나면 계룡산 중심의 새로운 시대가 개창될 것을 예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고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들은 그들의 최고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고, 입맛에 맞는 정치를 위하여 변화를 두려워하였다.

시대를 이끌어갈 변화의 중심에 늘 풍수가 있었다. 풍수는 자연의 이치이며, 순환 원리이다. 자연은 우리 인간의 출현 보다 앞서지만 늘 변화에 적응하며, 규칙적인 질서를 유지하며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우주속의 하나의 작은 요소로 작용함을 자각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만하여 자연의 질서를 무시하고 교란하였다.

특히 인간들 가운데 조금 뛰어난 지도자일수록 더욱 오만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그동안 변화에 적응하게 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변화를 두려워하면 잘 나가던 시대의 문이 닫힘을 보았다. 그럴 때마다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면 왕권강화기, 성장기, 안정기, 쇠퇴기 등을 거쳐 또 다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동양의 경우 중국과 일본 등은 약 200년의 순환 주기를 갖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통일 신라 경주 200년, 고려 개성 400년, 조선 한양과 서울 600년이 지난 이후 계룡산 시대 800년이 준비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시대는 짧은 반면, 우리는 시대가 변화될 때마다 200년씩 추가됨을 알 수 있다. 아마 다른 민족보다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일 것이다. 시대가 짧든 길든 서로의 장단점이 있을 수 있으나 하나의 공통점은 음양의 원리에서 보듯이 시대의 각각 반은 명암을 달리하고 있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잘 알아서 맞게 대처하여야 한다.

지금은 국민이 주인인 시대이다. 신라, 고려, 조선의 절대 권력자 1인 지배, 중앙집권적인 왕조시대가 아닌 모든 백성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모든 지역이 골고루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를 이끌어갈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다가올 국회의원 선거이다.

국회는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3대(입법, 사법, 행정) 축의 한 역할이다. 또한 과거의 권력이 한 곳에 있었다면, 이제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3권 분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인을 대신할 심부름꾼을 시대정신에 잘 부합되는 인물이 선출되어야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입법기관뿐만 아니라 사법, 행정의 권력이 아직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지지 못하고 주인을 위함이 아닌, 주인 위에 군림(群臨)하는 행위가 더 많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입법, 사법, 행정의 기능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과거 왕조의 시대를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 형태는 보수 세력뿐만 아니라 개혁에 동참하는 세력도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변화는 제도의 개혁으로부터 시작되기에 국회에 부여된 사명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 수도권 중심이 아닌 계룡산 중심의 새로운 역사가 필요하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마다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 한다고 요란하다. 실제로 많은 수의 의원 숫자가 바뀌어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정치 후진국의 형태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아니 된다. 그들은 국민을 위한 노력이 아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책에만 눈멀어 있다.

지금이라도 시대정신은 잘 깨닫고 미래를 향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 시대정신이 잘 표현된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시(詩)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눈 쌓인 들(野) 가운데를 갈 때, 함부로 어지러운 걸음을 하지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느니라.” 특히, 대전, 세종, 충청을 대표하는 선구자는 구시대적 권위를 벗어내고 미래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초석을 준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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