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창궐하면 일반인들보다 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바로 사회적 소수이거나 빈곤한 취약계층들이다. 가뜩이나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사회적 거리가 멀어지면서 각종 기부활동도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연탄은 물론이고 생필품 지원과 함께 감염의 우려로 무료급식소까지 운영을 중단하면서 생활이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층 아이 등 취약계층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아직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아 난방을 해야 하는 계절이지만 연탄을 때는 취약계층들은 갈수록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탄가격이 오른 데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연탄 기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의 감염을 우려해 단체 인력이 참여해야 하는 연탄 배달 봉사활동까지 꺼리면서 애로는 더 심각하다고 한다.

연탄 배달의 차질은 연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기부 인력의 연탄 배달을 통해 쌀, 라면, 옷가지, 의약품 등이 추가적으로 전달되곤 하지만 이것도 끊어졌기 때문이다. 날씨는 여전히 쌀쌀한데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생필품과 의약품의 전달이 끊어지면서 가뜩이나 감기나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 위험군에 속하는 빈곤층 노인들은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취약계층들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무료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이에 의존했던 빈곤층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일부 복지관이나 종교단체들은 무료급식소가 폐쇄되자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해주기도 하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아 많은 취약계층 노인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다. 당장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 사회활동을 줄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감소와 고용불안으로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장, 소상공인 등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 여파로 인한 장기불황이 예상되면서 누구나 할 것 없이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빈곤층 노인이나 저소득층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들은 자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상황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추위에 건강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전염병 감염의 위험에 놓여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하고 추진 중이다. 코로나 피해를 호소하는 분야는 늘어나고 있고 지원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산은 코로나 피해를 줄이고 복구하는 분야에 골고루 배분해 효율적으로 쓰여야 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빼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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