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공주 주재기자

 
이건용 <공주 주재>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목하 쓰레기와의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존 쓰레기 매립지의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입총량제’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새로운 매립지를 찾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너도나도 내 집 뒷마당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결국 ‘쓰레기 대란’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예고된 재앙이다.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는 매번 악취 등 환경문제와 가족의 안전, 집값 하락 등을 염려하는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미온적인 선출직들의 태도도 문제다.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설득하려는 ‘소신행정’보다 표를 의식해 주민들의 눈치나 살피는 ‘눈치행정’에 여념이 없다.

공주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언제든지 ‘쓰레기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공주시민들이 버리는 생활쓰레기는 일일 50톤 정도씩 발생해 검상동위생매립장 소각시설로 향하고 있다.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도 하루 30여 톤씩 발생해 일부는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로, 일부는 소각장에서 태워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인 D환경산업 이전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D환경산업 이전 부지 인근 마을 주민들의 찬반이 팽팽히 맞서 갈등을 빚고 있다.

당초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 이전을 반대하던 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대표들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이전을 막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마을발전을 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반면 일부 주민들은 완강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현재의 시설을 둘러본 마을주민들의 온도차도 크다. 이전을 찬성하는 마을대표들은 냄새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인데다 더구나 새로 신축하게 되면 최신 설비를 갖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다.

반면 몇몇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생활불편과 마을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제 공은 공주시로 넘어갔다. 지난 2014년 공장을 인수 후 줄곧 ‘냄새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공주시의 요구와 주민들의 요구도 모두 수용했다. 수십 년간 문제가 없던 공장 건물도 시의 요구로 철거하고 새로 지었다. 또 그간 쏟아 부은 시설투자 비용만도 6억 원이 넘는다. 공장을 굳이 옮길 이유가 없지만, 결단을 내렸다.

시와 주민들의 이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또 다시 수십억 원의 이전비용까지 감수해가며···. 전임 시장과 현 시장 모두 주민들 눈치 살피기에 바빠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것이 서럽긴 하지만···.

시는 관련법 저촉 사항이 없는 만큼 폐기물처리업 변경허가를 승인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행위허가, 도로점용허가 등의 이행 사항을 완료할 경우 폐기물처리업 변경허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시의 보다 적극적이고 투명한 행정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음식물 쓰레기 대란을 막음과 동시에 반대 민원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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