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79송이’ 고유의 색감과 분위기 안고
생명·인격체로 생동감 있게 재탄생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봄은 언제
메마른 몸속에 모래바람 숨겼는가

진주알 한꺼번에 쏟아진다
저 설레는 하얀 상처들

울렁울렁 갯내가 돋느다

벚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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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머금은 꽃이 감성을 품은 시로 새롭게 피어났다. 박미영 시인이 펴낸 시집 ‘꽃사전Ι’(문화의 힘) 속에서 말이다. 꽃사전이라는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처럼 시집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꽃이 등장한다.

박 시인은 꽃이 지닌 고유의 색감과 바람 속 흩날리는 움직임 등 그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오롯이 시로 담아 풍부하게 채색했다. 그렇기에 시집에서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다. 그가 꽃의 생김새를 보고 느꼈던 생각들과 특유의 상상력까지 가미하면서 시각적·청각적·언어적 측면에서 박 시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품어낸다.

그렇게 시인의 시선을 통해 이번 시집에서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새로운 생명체·창조물로 되살아난다. 꽃이 고유의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가진 인간과 동등한 자리에 있게 되고 이는 곧 꽃 그 자체로서 충만한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내포한다.

‘꽃사전Ι’은 모두 6부로 구성돼 79편의 시를 담고 있다.

충남 당진에서 출생한 박 시인은 ‘시와시학’ 신인상, 원종린문학상, 충남문학상, 제10회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마음에 밑줄 긋기’, ‘시간채집’, 시집 ‘신발 論’, ‘해나루 당진別曲’, ‘별의 내력’, ‘당신이 신이다’, 학부모 도움서 ‘1학년 학부모교과서’, ‘1학년이니까 괜찮아’, 초등교과서 통합논술서 ‘문학과 정서’ 등이 있다. 그는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박 시인은 “꽃은 위로며 응원이다. 한 송이 꽃으로 치유가 되기도 하고 마음을 대신 전하는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며 “이 세상 모든 미소와 웃음이 사라져도 꽃 한 송이만 있으면 복원 가능할지 모르기에 이번 시집을 썼다. 앞으로도 더 많은 꽃들이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시집을 펴낼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도 꽃길만 걸어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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