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금강일보] 지코의 ‘아무노래’라는 노래가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오늘날의 밀레니엄 세대가 정형적인 가사나 춤을 따지지 않고 그냥 즐긴다는 것을 반영한다.

박준형의 와썹맨, 아무 말 대잔치, 아무거나 춤, 아무거나 챌린지, EBS 펭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미에는 유예선언이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즐거움이다. 과거는 History, 미래는 Mystery, 현재는 Present(선물)이다.

이러한 ‘아무노래’ 인기의 특성을 보면 ①그냥 재미가 있을 것 ②엉터리, 과장, 과소, 빈말, 바보스럽다고 하건 말건 솔직·정직할 것 ③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을 것, 즉 심각하거나 지루하지 않을 것 ④애드립, 임기응변, 직문직답으로 타이밍이 맞을 것 ⑤전개가 빠를 것, 즉 일반적인 유머의 작동원리인 기승전결로 전개하지 않고 바로 결론부터 말할 것 ⑥천편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다중적·다원적이며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것 ⑦무원칙, 즉 가다가 재미없으면 안 가고, 하다가 즐거움 없으면 안 하고 등이다. 아무거나는 애드립이 그렇듯 느낀 대로 몸으로, 입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뒤섞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면 ‘돈 지랄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지랄밖에 못함’, ‘취업 전에는 출근이 꿈, 취업 후에는 퇴근이 꿈’, ‘헌혈하면 롯데시네마 증정’, ‘요즘 하는 거=불안해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기’, ‘아파트 공고문-함부로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단, 지폐·수표 또는 귀금속은 버려도 괜찮습니다’, ‘화났을 때도, 놀랐을 때도, 짜증날 때도, 무서울 때도, 황당했을 때도, 당황했을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기분 좋을 때도, 기분 나쁠 때도 전부 해당되는 충청도 마법의 사투리는?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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