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교육연구소장

 

“이 한 몸 나라 위해 바치겠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는 후보자들의 단골 유세 메뉴다. 과연, 말대로 오로지 나라와 국민 위해 자신의 열정 다바친 국회의원, 정치인 보셨습니까? 그래서 말입니다, 국회의원 하시려는 여러분! “왜 국회의원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여 보셨으면 합니다.

▲ 세비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우리나라 국회의원 연봉은 1억 5000만 원대로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특권도 참 많이 주어졌다. 과연 독일이나 스웨덴 국회의원처럼 무보수 명예직이라 해도 말처럼 이 한 몸 나라 위해 일할 수 있는 애국열사의 각오가 되어 있는지, 국회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민대표기관이다. 혹여나 국민 혈세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세비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 권력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국회의원은 정치인이기에 그 자리는 정치 속성상 권력과 명예를 누리는 자리요, 야망을 펼치는 자리요, 신분 상승의 자리가 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것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혹여나 정치권력에 기생하는 권력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 성공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이 모여서 막중한 국사를 논하는 곳이다. 그러기에 아무나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대표가 될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 국정을 논할 수 있는 능력자여야 한다. 다시 말해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어 놓은 성공자여야 한다. 그러니까 성공을 이루려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성공을 이룬 성공자들이 모여서 자신의 성공을 나라 위해 바쳐야 한다. 혹여나 국회의원 자리에 기생하여서 자신의 성공을 이루려는 성공 기생충이 되려 함은 아닌지?

▲ 도덕성은 갖추어져 있는지?

지도자의 필수덕목은 신뢰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지도자에게 신뢰가 없으면 어느 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신뢰는 도덕성, 청렴성, 준법성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도덕성, 청렴성, 준법성 그리고 자질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공자는 수기(修己) 이후에 치인(治人)하라 했다. 달리 말하면, 자기완성을 한 후에 세상일에 나서라는 것이다. 혹여나 도덕성, 청렴성, 준법성을 갖추지 못하고 국회의원이 되려는 후안무치의 정치인은 아닌지?

▲ 정치기술을 갖고 있는지?

유권자의 지지와 선택을 얻어야 정치에 뜻을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국민의 지지와 선택을 얻어야 정치의 뜻을 펼쳐나갈 수 있다. 이처럼 지지와 선택은 민주정치에 있어서 필수불가결의 요건이다. 지지와 선택을 얻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리더십, 세를 규합하는 조직력, 사람을 설득시키고 감화시키는 화술, 필요에 따라서는 권모술수 등과 같은 정치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치기술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가?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것인가?

영국의 정치가 사이먼은 “정치인은 정치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연습과 학습 그리고 경험 등을 쌓음으로써 원숙적인 정치기술로 발전시킬 때 태어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정치인에게는 선천적 정치자질과 함께 정치학습과 경험이라는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계나 법조계 등 각계의 전문가나 유명인사들이 정치인으로서는 실패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바로 정치기술의 부족 때문이 아닌가 한다. 혹여나 정치기술도 없이 정치를 하려 함은 아닌지?

▲ 정치 운, 정치자금 능력은 있는지?

“운(때)이 오니 하늘과 땅이 도왔으나 운(때)이 가니 영웅도 어찌 할 수가 없구나. ”전봉준 장군께서 처형 직전에 읊으신 절명 시이다. 천하영웅의 큰 뜻도 운(때) 없이는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정치인이 되어 정치의 뜻을 펼치는 데는 두 가지가 절대 필요하다. 하나는 정치 운이요, 또 하나는 정치자금이다. 정치 운이 없는데도 이루지 못할 정치 꿈을 좇아 평생을 헤매는 정치방랑자가 있다. 가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는 정치중독자가 있다. 이들이야말로 자기 분수를 모르는 푼수들이 아닌가. 정치 운은 있는지? 정치활동 자금 능력은 있는지?

▲ 그렇다. 정치는 아무나 하나,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해야 한다. 국회의원, 왜 하시렵니까?

<인문학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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