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선거교육 한계 깜깜이 선거 우려
이성적 판단으로 캐스팅보트 역할 전망도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속보>=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지만 첫 투표를 앞둔 고3 새내기 유권자들의 반응이 냉랭하기만 하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혼란도 여러 이유 중 하나겠지만 한 표의 가치, 정치의 의미를 깨우쳐 줄 교육의 책임 방기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 3월 26일자 5면 등 보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되면서 이번 총선에는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태어난 ‘교복 입은 유권자’ 약 14만 명이 참여한다. 충청권만 놓고 따지면 대전 4800여 명, 세종 900여 명, 충남 6100여 명, 충북 4600여 명 등 모두 1만 6400여 명 수준이다. 지난 제20대 총선 당시 전국 선거구 중 13곳이 1000표 이내로 1·2위 명암이 엇갈렸다는 점에서 고3 유권자의 선택은 후보자 당락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고3 유권자들의 뇌리에서 선거가 점차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당초 학교 현장에서 예정됐던 ‘찾아가는 선거교육’은 유야무야됐고 코로나19로 개학까지 미뤄지며 선거와 관련한 대면교육 없이 투표장에 가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물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각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법 Q&A, 선거절차와 과정에 대한 정보들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곤 있으나 우려대로 효과는 영 신통찮다. 그나마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청을 권유하고 있는 선관위 제작 선거교육 영상마저 퍽 만족스런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전 A 고교 3학년 백 모 군은 “영상 자체가 거의 1시간 가까운 분량이라 사실 보던 도중 끄고 말았다”며 “가뜩이나 요즘 입시 문제로 고민이 한 두 가지 아닌데 영상 시청이 하마터면 숙제인 줄 알았다”고 실소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부실한 선거교육에 더해 고3이라는 특수성상 바쁜 입시 준비로 아예 선거 참여를 포기하거나 투표장에 가더라도 후보자의 면면 혹은 정책 공약 대신 소위 ‘아무나’ 혹은 ‘재미있는 정당’을 찍는 영혼 없는 투표에 대한 걱정이 그렇다.

대전 B 고교의 한 교사는 “사실 고3 학생들이 정말 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하게 하려면 입시제도,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첫 선거를 맞는 학생들에게 온라인말곤 특별하게 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 아무래도 정치에 관심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부모님 따라가서 참여하게 되거나 재밌는 정당을 찍는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반면 새내기 유권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 현장보다는 온라인 상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숙한 젊은 세대에겐 어쩌면 이번 선거가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인 만큼 교육이나 미래산업, 취업에 관련한 정책을 유심히 살펴보고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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