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일, 베일에 가린 마스크 선거 / 여야 지지층 결집 속 사활 건 총력전

[금강일보 최일 기자] ‘선택의 달’ 4월의 첫 주말이 지나며 4·15 총선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조용한 선거운동이 전개돼 후보들, 특히 정치신인들의 속은 까많게 타고 있고, 유권자들의 속내도 쉽사리 간파할 수 없는 분위기라 ‘마스크 선거’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가 총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선거운동을 제약하는 와중에 선거일이 임박하자 각 진영의 지지세력 결집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유불리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한 판세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앞세운 여당의 정부 지원론과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제1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사전투표(10·11일) 및 본투표(15일) 참여율이 역대 선거에 비해 낮을지, 높을지,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은 부동층이 어디 쪽의 손을 들어줄지 등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 72.7%,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 26.7%의 응답률을 기록, 4년 전 20대 총선 당시 조사(반드시 투표 63.9%, 사전투표 14.0%)와 비교해 각각 8.8%포인트, 12.7%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투표 의지를 강화시켜 주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주권행사를 포기하기보다는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주거나 아니면 견제자인 야당에게 힘을 실어줄거나 둘 중 하나의 표심을 투표로 표출하려는 유권자들이 4년 전보다 늘어났다는 것이다. 진보-보수 각 진영 공히 충성도 높은 유권자, 적극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중간지대의 ‘샤이층’이 어떤 표심을 표출할지가 중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구 130석 이상, 비례대표 17석 이상을 확보해 원내 1당 유지를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이른바 ‘코로나 일꾼론’에 메시지를 집중하고 있다. ‘야당 심판론’도 거론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위기 극복’이 최상의 선거운동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최근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상승세 등 당정의 코로나19 대응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자평이 반영된 결과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0일 대전을 찾아 중원의 유권자들에게 코로나 극복을 위한 당정의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유사한 목표를 설정해 제1당의 지위를 탈환하겠다는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론’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 정권이 경제 실정 등으로 총체적 난국을 자초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 정책 대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대전과 세종, 충북 청주를 순회, ‘경제 심판론’을 설파하며 충청권 공략에 집중했다.

민생당과 정의당은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각각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고, 비례대표 후보만 낸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국토대종주 선거운동을 이어가면서 정당 투표에서 제3세력을 찍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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