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진보 바람 휩쓸까?
선거구 증설 세종에 쏠린 눈

[금강일보 최일 기자] 2012년 전국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는 국가균형발전 선도도시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증설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다.

신도심인 부강·금남·장군면, 한솔·새롬·도담·소담·보람·대평동은 갑(甲), 원도심인 조치원읍, 연기·연동·연서·전의·전동·소정면, 아름·종촌·고운동은 을(乙) 선거구로 각각 분할되면서 총선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 처음 등장한 세종은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47.88%의 득표율로 자유선진당 심대평(33.82%), 새누리당 신진(13.92%) 후보 등을 꺾고 초대 국회의원이 됐고, 4년 전 20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43.72%를 얻어 새누리당 박종준(36.04%), 문흥수(10.59%) 후보를 누르고 재선(개인적으론 7선)에 성공했다.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으로 인해 태동했고, 전국에서 가장 평균 연령이 낮은 젊은 도시인 만큼 진보 진영의 텃밭이란 이미지가 강한 지역인데,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66)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세종시 설계자’를 자처하며 미래통합당 후보로 세종을에 출마한 것은 한국 정치의 아이러니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에선 이번 총선에 세종갑 홍성국(57)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세종을에 강준현(55)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등 정치신인들을 내세웠고, 통합당은 세종갑에 바른미래당 출신 김중로(69) 전 의원을 배치했다.

거대 양당 주자들 외에 세종갑엔 정의당 이혁재(47) 세종시당 위원장,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영호(67·여) 자연의학원장, 무소속 박상래(61) 전 한솔고 교원 및 윤형권(57) 전 세종시의회 부의장, 세종을에는 민생당 정원희(64) 세종도농공감융합연구원장, 국가혁명배당금당 정태준(66) 건설노무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세종시의 최대 현안이자 선거 이슈는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에 방점이 찍힌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계는 4·15 총선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에게 이를 공약화할 줄곧 촉구해왔다.

세종시의회 행정수도완성특위와 ‘행정수도완성과국가균형발전을위한지방분권세종회의’는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종시에 현재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9개 공공기관이 이전을 완료하는 등 행정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중앙부처가 서울과 세종에 분산돼 있어 국정 운영의 비효율이 심각한 상태”라며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각 정당이 제시한 핵심 공약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 정책이 누락된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집중되는 등 불균형 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세종시의 행정수도화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들은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및 ‘국회법’,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조속히 처리를 각 당과 후보들에게 요구했다.

이에 발맞춰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세종지방법원과 행정법원 설치 ▲동북아 최대 박물관 도시 건설 ▲세종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지정 추진 ▲국립행정대학원 유치 등을, 미래통합당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대중교통 중심 선도도시 구축 ▲정부세종청사 일대 공원 및 녹지 ‘국가도시공원’ 지정 추진 ▲국립자연사박물관 등 명품 박물관 단지 조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공시설 이전 일시 동결(2030년까지) 등을 각각 세종지역 공약으로 내놓고 ‘수성(守城)이냐, 반란이냐’의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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