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文 더 이상 국민 속이지 마라”
민주 “근거 없는 저주와 공포 조장”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통합당 대전시당 제공

[금강일보 최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마라. 2~3년 후면 국민 눈에서 피눈물이 날 것이다.”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후보들에 대한 지원 행보에 나선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2일 통합당 대전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구정(설)에 총선 불출마와 함께 현장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번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 한 나라의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안 되겠다. 실상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정권에 할 말은 해야 하겠다고 결심해 지원 유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대로 나라를 끌고 가면 회복할 수 없는 단계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 국가 부채가 1700조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율이 박근혜정부 직전까지 38%였다. 역대 어느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복지 안 하고 싶겠나. 그러나 가정이나 국가 살림이나 똑같다. 빚져 놓으면 되살리기 어렵다. 마른 수건도 짜는 심정으로 GDP 대비 38%를 지켰다. 지금은 43%까지 올라갔다. 매년 300조씩 늘어난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묻혀가지만 무서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그동안 대전을 민주당에 맡겨놨더니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놨다. 대구·부산·광주 등에 비해 정체돼 있는데 다시 또 책임지겠다고 한다. 더 이상 민주당에게 대전을 맡길 수 없다. 어영부영하면 정체된 도시로 갈 수 있다. 현 상태로 가면 대전은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민주당에 더 이상 대전을 맡길 수 없다. 대전을 발전·변화시킬 수 있는 통합당에 힘을 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은 ‘근거 없는 저주와 공포 조장, 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 반발했다. 민주당은 “막말 정국으로 공분을 자초한 통합당이 전직 총리까지 동원해 대한민국을 저주하고 협박하기 이르렀다”며 “수년 전 해괴한 국정 농단으로 정국을 파국으로 몰아간 정권의 수혜자가 국민을 향해 저주와 협박으로 공포를 조장하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국가 재정을 마치 기업의 수익 체계처럼 비교하며 GDP 대비 부채율을 교묘하게 정략적으로 악용했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율은 220%로 세계 1위이고, 미국은 100%, 영국·스페인·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 등은 120%에 이른다. 대한민국이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을 운영하는 국가에 속하는 데도, 근거도 없는 모략으로 국민의 눈을 흐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때 고위 관료였던 이 전 총리야말로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고 속이는 무책임한 발언을 삼가야 한다”며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진 못할망정 근거 없는 ‘경제폭망설’과 저주로 공포를 조장하니 진정 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최 일·조길상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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