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독려 의미 인증샷, 올해도 역시나
코로나19 예방 위해 비닐장갑 위에 이채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선거 시즌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투표 인증샷’. 사전투표에서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올해도 역시나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인증샷이 ‘정치’의 영역에 들어서며 영향을 미친 건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부터다. 당시 배우나 가수 등 유명인들이 투표장에서 찍은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 ‘투표 인증샷’ 열풍이 불었고,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 1998년 52.7%, 2002년 48.8%, 2006년 51.6% 등을 기록했던 지방선거 투표율이 2010년엔 54.5%로 상승했다.

2년 뒤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는 인증샷의 유형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다. 연예인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이 함께 등장했고 ‘아침부터 행사 뛴다. 권리 행사’ 등의 재치 넘치는 멘트도 달렸다. 2012년 대선 투표율은 75.8%로 앞선 2007년 17대 대선 투표율(60.3%)보다 15.5%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 10·11일 전국 350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21대 총선 사전투표는 26.69%라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전국적으로 무려 1174만 2677명의 유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고 사전투표를 마친 이들의 인증샷은 각종 SNS를 장식하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투표소에서 나눠주는 ‘비닐장갑’ 위에 투표도장을 찍은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는 거다.

올해 사전투표소에는 손소독제와 체온계, 일회용 비닐장갑을 필수로 갖췄다. 유권자들은 체온을 재고 투표소 안으로 입장해 손소독제를 손에 바르고, 일회용 장갑을 낀 뒤에야 투표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일회용 비닐장갑은 투표 도장 등 투표 시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표적 방역수단 중 하나다.

사전투표를 마치고 비닐장갑 위에 찍은 투표 도장을 인증샷으로 올린 A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하는 상황에 손등에 직접 도장을 찍게 되면 비닐장갑을 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는 비닐장갑을 이용하자. 비닐장갑 위에도 도장이 잘 찍힌다”라고 설명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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