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서 드러난 충청 민심

[금강일보 최일 기자]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이자 ‘캐스팅 보터’라 할 수 있는 중원(中原) 민심도 ‘정권 심판’보다는 ‘국정 안정’에 무게추가 기울었다.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28석 중 무려 20석을 장악했고, 미래통합당은 8석에 그쳤다. 이로써 현 20대 국회의 충청권 27석(세종이 단일 선거구)을 민주당이 15석(대전 4석, 세종 1석, 충남 6석, 충북 4석), 통합당이 12석(대전 3석, 충남 5석, 충북 4석)으로 분할하고 있는 구도에서 양당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대전 7개 의석은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온 신도심 4석을 넘어 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던 원도심 3석마저 가져와 독식을 했고, 충남 11개 의석은 민주당 6석, 통합당 5석, 충북 8개 의석은 양당이 각각 5석, 3석을 나눠 가졌다. 단일 선거구에서 복수 선거구가 된 세종에선 민주당이 2석을 거머쥐었다.

충청권 유권자들이 ‘국난 극복을 위한 안정 의석 확보’를 역설한 여당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는 야당의 호소 중 여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당초 코로나19가 여당에게 악재로 대두되며 현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당에게 승리를 안겨줄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에 잘 대응을 했다’라는 평가 속에 선거일이 가까워 오면서 일일 확진자 수는 30명 밑으로 떨어졌고, 문 대통령 지지도는 확연한 오름세를 띠며 여당에게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따라 대전에선 민주당이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16년 만에 싹쓸이를 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을 피력하며 통합당에선 완패할 것이란 우려가 대두됐는데, ‘신진(新進)-원보(原保)’(신도심은 진보 성향, 원도심은 보수 성향)’ 현상이 깨지며 동구와 중구, 대덕구를 힘없이 내준 야당으로선 암담한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다.

충남에선 천안과 아산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은 민주당, 공주·부여·청양 등 남부내륙권에선 통합당이 강세를 이어가며 통합당은 대전과 달리 현역 의원 지역구 5곳(아산갑, 공주·부여·청양, 보령·서천, 서산·태안, 홍성·예산) 모두를 지켜냈다.

한편, 이날 투표율은 전국적으로 66.2%로 집계됐고, 대전은 65.5%, 세종은 68.5%, 충남은 62.4%, 충북 64.0%를 기록해 4년 전 20대 총선(전국 58.0%, 대전 58.6%, 세종 63.5%, 충남 55.5%, 충북 57.3%)에 비해 8%포인트 안팎 오르며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투표 열기를 보여줬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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