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범여 190석 vs 범야 110석 구도
충청권 20석 vs 8석 엎어진 운동장

제21대 국회 의석 분포

[금강일보 최일 기자] ‘거여미야(巨與微野)….’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한마디로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거대한 여당과 미약한 야당, 여당으로선 기쁨의 환호성을, 야당으로선 참패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성적표를 거둔 것이다.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의 개표를 완료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국회 의석 300석 중 무려 54.7%에 달하는 163석을 거머쥐었고,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84석(28.0%)으로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음으로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정의당이 6석(지역구 1석+비례대표 5석), 비례대표 후보만 낸 국민의당 및 열린우리당이 각 3석, 무소속이 5석 등을 가져갔다.

충청권에서의 민주당 쏠림 현상은 더 심해 4개 시·도 28개 의석(대전 7석, 세종 2석, 충남 11석, 충북 8석) 가운데 71.4%인 20석(대전 7석, 세종 2석, 충남 6석, 충북 5석)을 장악했고, 통합당은 8석(충남 5석, 충북 3석)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역 의원 3명(동구 이장우, 중구 이은권, 대덕구 정용기)을 보유하고도 대전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한 통합당은 전국 의석의 66.7%인 56석(부산 15석, 경북 13석, 경남 12석, 대구 11석, 울산 5석)을 영남권에서 얻어 사실상 TK(대구·경북)-PK(부산·경남) 지역정당과 같은 모습을 띠게 됐다.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서울 민주 41대 통합 8, 인천 11대 1, 경기 47대 7)에서의 완패가 뼈아프다.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이 뒤덮은 선거가 ‘국정 안정론’을 외친 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되면서 뛰는 자에게 날개를 달아준 형국이 됐다. 거여가 삼킨 정국이 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완전히 엎어진 운동장’이 됐다.

비례대표 선거는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들이 활개를 치며 전체 47석 중 36석(76.6%)을 점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의석을 합치면 180석(60.0%),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더하면 103석(34.4%)이 되면서 보수 야권 입장에선 개헌 저지선(3분의 1)을 가까스로 확보했다.

이를 확대해 범여권[180석+정의당 6석+열린우리당 3석+무소속 1석(이용호)] 대 범야권[103석+국민의당 3석+무소속 4명(홍준표·윤상현·권성동·김태호)]으로 따져보면 21대 국회 의석은 190석(63.3%) 대 110석(36.7%)으로 진보-보수 진영이 분할됐다.

한편, 정당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3.84%, 더불어시민당 33.35%,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 열린민주당 5.42% 등이며,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총 35개 정당 중 30곳은 3% 미만의 득표율로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내지 못했다.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려했던 대로 기득권 세력을 확대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며 유명무실해졌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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