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 3곳 20대 총선과 비교
이례적인 사전투표 열기, 與 압승 불러와

 

[금강일보 최일 기자]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21대 총선의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야당발 ‘재검표’ 논란을 빚고 있는 대전 원도심 3개 선거구가 대표적이다. <본보 4월 22일자 1면 보도>

금강일보가 2016년 20대 총선과 지난 15일 치러진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관외·관내 사전투표+거소·선상투표+국외 부재자 투표)와 본투표 득표수를 계산해 비교해 본 결과, 이 같은 명제가 뚜렷하게 입증됐다.

대전 동구의 경우 4년 전에는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이장우 후보가 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래구 후보에게 202표 뒤졌다. 하지만 본투표에서 7414표를 앞서 7212표 차(득표율로는 6.69%포인트 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중구에선 새누리당 이은권 후보가 사전투표와 본투표 각각 23표, 9019표 우세를 보이며 민주당 송행수 후보에게 9042표(7.77%포인트) 차로 승리했고, 대덕구에서도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가 민주당 박영순 후보에 사전투표(1179표 차)·본투표(9474표 차) 모두 우위에 서며 3곳 중 가장 큰 1만 653표(11.90%포인트) 차로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선 높은 사전투표율이 중대 변수가 됐다. 20대 총선 사전투표율(대전 12.94%)은 동구가 11.72%, 중구가 11.45%, 대덕구가 11.50%였지만 이번(대전 26.93%)엔 각각 26.90%, 26.77%, 25.54%로 2배 이상 치솟았고, 사전투표와 본투표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다.

동구에선 3선을 노린 미래통합당 이장우 후보가 본투표에서 민주당 장철민 후보에 4367표 앞섰지만 사전투표함을 열자 장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8518표나 더 가져가 최종 4151표(3.45%포인트) 차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황운하 후보와 재선에 도전한 통합당 이은권 후보가 맞붙은 중구에서도 사전투표에선 황 후보의 8510표 차 우세, 본투표는 이 후보의 5702표 차 우세의 상이한 표심 속에 황 후보가 2808표(2.13%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리턴매치가 벌어진 대덕구 역시 사전투표(민주당 박영순 6042표 우세)와 본투표(통합당 정용기 3007표 우세)가 대조를 이루며 박영순 후보가 3035표(3.15%포인트) 차로 정 후보의 3선을 저지하고, 양자간 다섯 번째 대결(2006·2010년 대덕구청장 및 2014·2016년 국회의원 선거 포함)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야당이 장악하고 있던 대전 원도심 3곳에서 여당의 득표율이 사전투표에서 유독 높은 점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사전투표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 이례적으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 사전투표 행렬은 ‘정권 심판’보다는 ‘국정 안정’에 대한 열망이었던 것으로 풀이되며, 민주당의 대전 7석 석권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셈이다.

한편, 사실상 민주당과 통합당 양자대결로 펼쳐진 이번 총선과 달리 20대 총선의 또 다른 차이점은 4년 전엔 각 지역구에 제3당인 국민의당 후보들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 후보들은 당시 20% 안팎의 득표율(동구 선병렬 17.10%, 중구 류배근 22.05%, 대덕구 김창수 18.88%)을 점유했고, 정당 투표에서도 대전에서 27.14%의 득표율로 민주당(28.19%), 새누리당(30.96%)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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