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과 보좌진 사무실 등이 있는 '웨스트 윙'에 들어오는 모든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CNN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오늘 웨스트윙에 출입하는 모든 직원들은 얼굴을 가려야 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백악관 직원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마스크나 천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모는 백악관 내 의료실에서 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안내했다. 직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킬 것과 방문객을 제한할 것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가 '보다시피 로즈가든에 있는 거의 모두가 오늘 마스크를 썼다. 이전에는 왜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당국자들이 내게서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고 서로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나의 경우 나는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않는다. 모두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서 "모두가 마스크를 쓴다. 내가 오늘 만난 모두가 마스크를 썼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요청한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내가 직접 마스크 착용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브리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언론 브리핑을 비롯한 공개 석상에서 한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시민들과 우리의 공격적 전략의 용기 덕분에 수십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8만명을 넘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쓴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출처 :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참모진들도 마스크 착용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는 파견 군인과 펜스 부통령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가 최근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주말을 허둥지둥 보냈다고 CNN은 전했다. 보좌진들은 현재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군인과 접촉한 사람을 추적 중이다. 이 군인과 웨스트윙 내 다른 직원들 간 접촉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보좌역과 직원들 간 전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코로나19 TF 핵심 멤버들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백악관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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