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전반기 의장 오른 박병석  
  공주 출신 與野 부의장 탄생 눈앞     

‘영원한 의회주의자’를 기치로 정치를 해 온 박병석(68) 국회의원이 정계 입문 22년 만에 필생(畢生)의 꿈을 이루게 됐다. 4·15 총선을 통해 전국 최다선인 6선에 오른 그가 제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에게 주어진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박 의원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5선의 김진표(73) 의원(경기 수원무)이 당내 경선(오는 25일 예정)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0일 출마를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박 의원이 합의 추대되는 모양새가 됐다.

19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당시 의장은 대전 중구 강창희 의원)을 지낸 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선(정세균·문희상 의원에 이어 3위), 후반기 의장 경선(문희상 의원에게 패배)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만에 입법부의 수장을 맡게 됐다.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20일 의원실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대전 서구갑에서 첫 출마해 ‘회상사(回想社, 족보 전문제작 출판사) 둘째 아들, 삼성초 어린이회장’이란 슬로건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당선된 이래 21대 총선까지 충청권에선 사상 처음 내리 6선에 성공한 박 의원은 대전삼성초, 대전중·고, 성균관대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중앙일보에 입사해 홍콩특파원과 경제부장 등으로 취재 현장을 누볐고,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수석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1999년 고건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당내 중도 온건파로 화합과 중재의 정치력이 장점인 박 의원은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자랑하는 관록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또한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리적 중도개혁주의자로 평가받는다.

2017년 5·9 장미대선 정국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그는 여야에서 두루 신망이 높아 여대야소 양당제로 회귀한 21대 국회에서 극한 충돌을 피해가는 운영의 묘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이번 총선 직후 초선 당선인들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아날로그 감성을 보여주기 도 한 박 의원은 국회 내 대표적인 ‘중국통’이기도 하다.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시절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취재하면서 자오쯔양(趙紫陽) 실각을 단독 보도, 세계적인 특종을 하며 1989년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박 의원은 국회 한·중의회외교포럼 회장을 지냈고,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중국에 특사로 파견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경색됐던 한·중관계를 푸는 역할을 했다.

한편, 박병석 의장 탄생과 함께 부의장 자리를 충청권 의원이 꿰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 몫 부의장으로는 여성 4선인 김상희(66) 의원(경기 부천병)이 추대됐다. 헌정사상 첫 여성 부의장인 김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 이화여대 제약학과를 졸업한 출향 인사다. 같은 당에선 5선의 이상민(62) 의원(대전 유성을)이 부의장 경선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였지만 출마 의사를 접었고, 미래통합당에선 5선의 정진석(59)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부의장에 추대되는 분위기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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