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20일(현지시간) 내놓은 오는 11월3일 미 대선을 예측한 결과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실업률·가처분소득·물가상승률 등 경제 환경요소를 활용한 이 예측 모형은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을 35%로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도 최악의 경제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치욕적인 수치다. 재선에 도전한 미 대통령 중 1912년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모형이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세기 재선에 도전한 그 어떤 전직 대통령보다 더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11월 대선에서 경제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복할 수 없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회복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도 희망이 생길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개발한 선거 결과 예측기법은 1948년 이후 1968년과 1976년 등 두 차례를 제외하고 미국 대선의 유권자 투표 결과를 정확하게 맞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州)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도 210대 328로 패배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합주인 아이오와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선거인단을 빼앗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보고서가 '경제동향'에만 기반을 둔 모형이라는 점이다. 즉, 정치적 요인은 전혀 가미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이뤄진 점에서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그렉 발리에르 AGF인베스트먼트 수석전략가는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이 보고서는 만약 오늘 당장 대선을 치른다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마 당선될 것이라는 의미 정도"라고 했다. 아직 대선이 6개월 가까이 남은 만큼, 그 어떤 정치적 격변이 연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코로나19의 향배가 최대 가늠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미국의 50개주 모두 ‘경제 재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가 급속히 증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파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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