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미국 모든 주(州)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업장 폐쇄·주민 이동 제한 등을 완화하는 ‘경제 재가동’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선언 이후 두 달 반 만인 지난 23일(현지 시각)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고 미 CNN 등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복귀는 미국의 경제 재가동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골프장을 찾는 '골프광'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은 지난 3월 8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은 이후 76일 만이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디 없이 혼자 골프 카트를 모는 모습이었다. 그를 수행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마스크를 썼으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골프 파트너들은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골프장행은 대통령 취임 이후 358번째로 자신이 소유한 시설을 찾은 것이자 자신의 골프 클럽을 266번째로 방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프장을 찾기 전 트위터에 "발병 수와 사망자가 나라 전역에서 감소하고 있다"고 썼다. 다만 미국의 코로나19 발병이 여전히 증가 추세임을 감안하면 확산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충일 연휴를 맞아 미국인이 대거 야외 활동에 나설 경우 코로나19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아 그의 골프 라운딩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AFP통신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만명에 가까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경제 정상화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골프를 함으로써 그의 의도에 관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4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는 162만1650여 명이다. 사망자는 9만7040여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지난 20일 코네티컷주를 마지막으로 50개 주(州) 모두가 사업장 폐쇄, 주민 이동·모임 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경제 재가동에 들어갔다. 23일부터는 사흘간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 시즌도 시작됐다.

AP통신은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연휴 기간 해변과 공원에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반등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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