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시부야 쪽 도시고속도로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 전경
도시와 도쿄만 전경

서울의 남산타워처럼 대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그 도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파리여행 때에도 처음에는 야간에 에펠탑을 올라가서 파리의 야경을 보았지만, 두 번째 여행 때에는 일부러 시간을 바꿔서 낮에 올라가 보기도 했었다. 도쿄에 온 우리는 오랫동안 도쿄의 랜드마크였던 도쿄타워를 가기 위하여 긴자 역에서 히비야선 지하철을 타고 네 정거장을 지나 롯폰기역(六本木驛)에서 내렸다. 

롯폰기역 일대는 서울의 용산처럼 2차 대전 후 미군 주둔지역이었으나, 1967년 군사시설을 이전하자 주상복합지역으로 개발한 지역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미군이 주둔한 탓에 이 일대는 우리나라 이태원과 같이 외국인을 상대로 한 술집과 클럽, 음식점, 상점들이 많고, 또 쇼핑몰 롯폰기 힐스와 게야키사카 거리에는 외국 유명 명품가게와 외국공관도 많다. 주일한국대사관도 이곳에 있고, 아사히(朝日)TV 방송국도 있다. 

도쿄타워
도쿄타워

도쿄타워는 1958년 12월에 일본 TV 방송 송신탑으로 준공된 높이 333m의 철탑으로 정사각형의 단면을 이룬 입체 트러스(truss)의 강철 구조물 외관은 파리 에펠탑과 매우 비슷하다. 모방의 천재라고 하는 일본인들이 건립한 도쿄타워는 에펠탑보다 9m가 높다고 하는데, 도쿄타워는 2012년 5월 아사쿠사에 634m의 도쿄 스카이트리(SKY TREE)가 준공되기 전까지는 도쿄의 랜드마크였다. 우리는 롯폰기에서 도쿄타워로 가는 가장 빠른 아카바네바시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이동했다. 

도쿄타워 주변은 서울 남산의 N타워처럼 캐릭터 포토 스폿이며, 가볍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푸드 코트도 있어서 유원지 분위기이다. 도쿄타워의 입장료는 1인당 900엔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50m 높이의 전망대로 올라가는 동안 안내원이 짧은 시간이나마 타워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지상 125m 지점에 2층의 전망실이 있고, 225m 지점에 작업대가 있는 등 도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다.

하지만, 날씨가 맑지 않아서 시내를 조망하기에는 그다지 멋진 상태가 아니었다. 계단을 통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파란색 조명인 전체적으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었으나, 오사카 공중정원전망대의 규모보다는 약간 미흡한 것 같았다. 참고로 반세기 이상 일본인들의 자존심이었던 도쿄타워를 소재로 몇 개의 소설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즉, 2001년 불륜을 소재로 한 중년여성들의 판타지적인 이야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여성 작가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의 소설 “도쿄타워”는 2006년 영화화되었고, 또 2006년 한 남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배우이자 소설가 릴리 프랭키(リリーフランキー)의 소설 “도쿄타워”도 베스트셀러 되더니 영화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로 출간되어서 국내 팬도 많다. 

아사히TV 방송국

롯폰기에는 모리(森) 부동산과 아사히 TV 방송국이 주축이 되어 1986년부터 550여 세대의 노후 불량주택을 재개발하여 2003년 준공한 롯폰기 힐스가 있다. 2003년 10월 개관한 모리타워(六本木ヒルズ森タワ: Roppongi Hills Mori Tower)는 지상 54층, 높이 238m의 초고층 빌딩으로서 도쿄에서 미드타운 타워, 도쿄 도청, 선샤인60 다음으로 높다. 

모리타워
모리타워 입구의 거미 조형물
모리타워에서 본 도쿄타워

모리타워는 7층부터 48층까지는 사무실로, 49층에서부터 54층까지는 아트센터, 52, 53층에는 모리미술관이 있다. 52층에 도쿄 시티뷰라고 하는 도쿄 최고의 전망대가 있고, 54층 옥상에는 옥외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는 한 층 전부가 통유리로 되어서 전망이 아주 좋다. 대만의 타이베이 101타워가 89층이 실내전망대, 91층에 야외전망대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도쿄 시티뷰 전망대는 야경이 아름답다고 했지만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 호기심으로 낮에 찾아갔더니,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다만 도쿄의 명물인 후지산은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모리타워 전망대를 나와서 모리미술관을 관람했다.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사진,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는 모리미술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일부 미술 전시품은 사진 촬영이 가능했지만, 예술에 대한 문외한이어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예술작품을 관람한다기보다는 주마간산 식으로 대충 훑어보고 나왔다.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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