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신호탄으로 기대심리에 기댄 고분양가 속출 예상
고분양가 완판 시 타 개발사업에도 영향…원주민 내몰릴 수도

[금강일보 김현호 기자] 혁신도시 예정지 지정과 대전역세권개발사업 등 개발 호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원도심 부동산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대전 동구 가양동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대전 더스카이’를 시발점으로 실수요자보단 투기 세력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투기가 번질 경우 가뜩이나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관련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본보 3일자 1면 보도> ▶대전 혁신도시 땅도 안 팠는데 … 원도심 오피스텔 고분양가 논란

3일 대전 동구와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힐스테이트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중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가양동 452-1·34번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4∼지상 49층, 3개 동 358세대로 구성된다. 세대수는 많지 않지만 최근 대전의 부동산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당해마감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전역세권과 인접지라고 보긴 어려워 직접적인 영향을 받긴 어렵지만 배후지로서의 메리트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힐스테이트 예정지 바로 건너편에 대전복합터미널이 위치해 광역교통망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적지 않은 분양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3.3㎡당 평균 분양가는 1400만~1500만 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분양가로 책정된다면 동구 최고 분양가 기록이 경신된다.

문제는 이를 발판으로 혁신도시 조성이 가시화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는 거다. 개발 호재와 맞물린 부동산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이지만 상승세가 급격히 진행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원주민을 위한 도시개발이 아니라 원주민을 내모는 도시개발이 재현돼 사회적 갈등 표출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대표적 사례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원도심이 활성화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돼 기존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힐스테이트의 경우 자체적으로 원주민 이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진 않겠지만 높은 분양가에도 개발 호재에 기대 완판에 성공한다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동구의 분양 성공 선례로 남게 된다. 결국 현재 동구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시에 따르면 대전 동구는 재개발 12곳, 재건축 13곳 등 모두 25곳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주거환경개선사업까지 포함하면 33곳에서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외지인 유입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전국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선 물론 최근 대전에선 동구 소제동에서 관련 문제가 대두됐으며 분양을 앞둔 대장주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도 기존 원주민의 자리를 자본력을 앞세운 외지인이 대체하는 모양새다.

재개발·재건축사업 관련 지역 용역업체 관계자는 “대전은 충분히 부동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어서 외지인이 미리 들어와 땅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힐스테이트가 높은 분양가에도 좋은 분양성적을 받는다면 각종 개발호재에 기대 원도심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