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오피스텔…실수요자 부담
“고분양가 오피스텔 감가상각 심하고 수익률 떨어져”

[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대전지역 오피스텔 분양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에 대한 투자가 각종 규제로 막히자 오피스텔로 가면서 풍선효과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이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3월 분양한 '대전아이파크시티'의 평균 분양가는 3.3㎡ 당 1단지 1477만 1000원, 2단지는 1488만 9000원이었다. 지난 2018년 9월 분양한 '도룡포레미소지움'은 1550만 원으로 대전 분양시장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른바 '국민주택형'인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4억 원 후반대에서 5억 원 초반대에 달했다.

문제는 한 공동주택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앞으로 분양하게 될 공동주택 분양가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전지역 일부 재개발사업 주택물량의 분양가가 이미 1400만-1500만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에도 작용하게 돼 지역 전체 공동주택 분양·매매가격 상승을 부추기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대전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이 오피스텔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분양을 마무리 한 ‘대전 힐스테이트 도안’의 경우 가장 저렴한 분양가가 3.3㎡당 1647만 원이였으며 최고 분양가는 3.3㎡ 당 1863만 원에 달했다. ‘대전 힐스테이트 도안’의 최저 분양가가 아파트 최고 분양가였던 '도룡포레미소지움' 보다 평당 약 100만 원 높다. 이런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실 모집에 총 8만 7397건이 접수돼 평균 22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는 각종 부동산 규제를 오피스텔이 피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의 7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다. 또 오피스텔을 가진 채로 아파트 청약에 나서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역에서 오피스텔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고, 감가상각이 심한 상품인 만큼 신중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대전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 분양에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홍보가 많은데,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심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며 “오피스텔 투자는 시세 차익보다는 월세 수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분양가가 너무 오르게 되면 수익률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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