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등심 1㎏ 10만 원 돌파
재난지원금 소진 후 폭락 가능성도

[금강일보 조길상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와 정부·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축산물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농가와 가공업체들의 반응은 신통치 못 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우등심(1등급)의 소비자가격은 10만 29원으로 전년 동월(8만 910원) 대비 23.6%, 전월 평균(9만 3811원) 대비 6.6% 각각 상승했다. 한우등심 소비자가격이 10만 원을 넘어선 건 관련통계 집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삼겹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일 기준 국산(냉장)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2만 4070원으로 전일(2만 4140원)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1만 9361원)보다 24.3%, 전월 평균(2만 2735원)보다 5.9% 오른 수준이다. 한우등심과 삼겹살 가격 상승에는 코로나19로 가정식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구이류 고기에 대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뒷걸음질쳤음에도 축산물만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지난해 9월(-0.4%) 이후 사상 두 번째 ‘마이너스’ 물가 기록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이 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0.5% 하락했으나 축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2% 오르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한 달 세 번의 조사과정에서 축산물 가격은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의 축산물을 소비가 늘었고 긴급재난지원금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통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축산농가와 가공업체는 최근의 가격 상승을 크게 반기지 못 한다. 비인기 부위의 재고가 계속 쌓이는데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된 이후 경기 침체가 깊어져 소비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나오는 탓이다.

한돈자조금위 관계자는 “한우등심은 물론 삼겹살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최근 ‘金겹살’로 불리기도 하지만 삼겹살·목살 등을 제외한 저지방 부위는 재고 적체가 심각해 농가와 육가공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축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산물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며 “가정식 수요 증가, 긴급재난지원금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사라지고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 소비가 위축돼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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