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0주년 맞아 양평서 대전으로 귀환
시정질의서 소극적 지원 비판 목소리
허 시장 “지원책 마련·공동개최 추진”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속보>=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대전에서 열린다. 지난해 대전을 떠나 경기도 양평 개최를 택했던 주최 측이 올해 청소년영화제 20주년을 맞아 고향으로의 유턴을 결정하면서다. 특히 허태정 대전시장이 행사 공동 개최 의사를 내비치면서 청소년영화제가 미래 영화인 발굴·육성, 한국영상산업 발전 도모라는 본연의 취지를 어떻게 살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보 2월 13일자 1면 보도>

청소년영화제는 청소년들의 영화 문화 마인드 확산과 국제교류 활성화를 도모해 지역을 미래 국제영화도시로 발돋움시켜보자는 포부로 지난 2001년 출발해 2018년까지 대전에서 꾸준히 개최해오다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서 열렸다. 초창기만해도 부산, 부천 등 걸출한 영화제를 보유한 곳과 달리 대전에서 성공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짙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청소년영화제에선 김문흠(1회 동상)·이성태(2회 대상)·권혁재(4·5회 은상) 감독을 비롯해 강민희(2회 장려상) 작가·정다미 조감독(3회 장려상) 등을 배출하며 이제는 한국 영화 미래 인재 양성의 산실로 성장했다.

그러나 청소년영화제의 양적·질적 성장과 별개로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이 평균 4000만 원 안팎에 그치며 운영적 어려움이 가중돼 결국 지난해 18년 만에 대전을 떠났다. 4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의 도중 교육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우애자(비례대표) 의원이 허 시장에게 영상산업 육성을 위한 청소년영화제 집중 투자를 강하게 요구한 이유다.

우 의원은 “신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영상산업 발전을 위한 시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대전 영상상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청소년영화제 지원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영화제로 꿈을 꾸고 영화인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타 지역 청소년영화제 예산은 4~10억 정도인데 대전은 18년 간 1회 평균 3600만 원 지원이 전부”라며 “이는 청소년영화제 총 예산의 22%에 불과하고 타 지역과 비교해 1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허 시장은 “청소년영화제에 시가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폭넓은 사업을 펼치는 것이 미래 청소년을 위한 문화정책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지원책 등 종합적 계획을 세우고 시와 공동 사업 추진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청소년영화제 주최 측인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은 허 시장의 공동 개최 추진 의사에 나름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올해 20주년을 맞는 청소년영화제가 우여곡절 끝에 대전에서 다시 열리는 만큼 그간 쌓아온 경험들을 모두 쏟아내 행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왜 중요한 지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성낙원 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장은 “청소년영화제 공동 개최 여부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며 “올해 대전 개최를 정말 많은 고심 끝에 결정했는데 20주년인 올해 시의 지원을 떠나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들을 다 풀어내고 청소년영화제를 왜 해야 하는지, 왜 대전에서 열려야 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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