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장

복통이 느껴지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지속될 때는 위장의 문제가 아니라 담낭의 문제일 수 있다. 배가 아프고 소화불량인 것 같아 위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막상 검사를 해보니 담석증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담낭(쓸개)에 있는 담즙이 돌 같이 단단하게 굳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담즙은 평소 담낭 안에 저장돼 있다가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십이지장으로 흘러 들어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담즙이 담낭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농축되면서 돌같이 딱딱하게 변하는데 이것을 담석이라고 한다.

담석증은 콜레스테롤성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눌 수 있다. 콜레스테롤성 담석은 콜레스테롤 양이 증가하면서 발병하고 색소성 담석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며 유전적 질환이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게 발생한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보통 담석증 환자들은 노년 인구에서 많이 발견돼 ‘노인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나이가 들면 콜레스테롤 포화지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층도 안심할 수는 없다. 담석증 환자는 여전히 노령 인구가 많지만 3~40대 젊은 환자들에게서도 발병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로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게 되면 담즙의 콜레스테롤 농축에 영향을 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5년 13만 6774명, 2017년 16만 480명, 2019년 21만 6325명으로 5년 새 환자가 약 58%가 증가했다. 환자는 2019년 기준 50대 이상에서 증가 폭을 보였다. 70대가 전체 환자의 20%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60대 19%, 50대 17.4%, 80대 이상이 16.6%를 차지했다. 주로 중·장년층에 환자가 고루 분포해있지만 30대도 전체 환자의 9.7%, 40대는 13.6%로 비교적 젊은 환자도 담석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석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소화불량, 복통, 복부 팽만, 설사 등 가벼운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담석증 치료는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증상이 없고 담낭 기능이 정상적이라면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한다.

하지만 증상이 있다면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는 콜레스테롤성 담석증에만 시행 가능하다. 담석의 크기가 2㎝ 이하이고 담석 기능이 정상적일 때 가능하지만 효과가 그리 크진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콜레스테롤 담석보다 색소성 담석 환자가 비중이 높아 약물치료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담석의 크기가 2~3㎝ 이상이며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는 만성담낭염이나 담낭 선근종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담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 시행하는 담낭절제술은 복강경 수술로 진행되며, 1㎝ 내외의 구멍을 1~4개 뚫어 수술을 진행한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담석증은 노년층에서 흔하지만 최근 젊은 환자들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있는 담석증을 방치하면 급성담낭염이나 담관염, 담낭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치료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개선이 우선이다. 규칙적으로 적당량을 식사하고 갑자기 식사량을 줄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 평소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비타민, 미네랄, 야채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도움말=정홍규 세란병원 외과장·정리=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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