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감시카메라 등에 찍혔지만 “낚시배로 오판”/합참, “사단장 포함 주요 직위자와 관련자 엄중 조치할 것”

최근 태안 해변에서 있다라 발견된 소형 고무보트는 중국인들이 타고 온 밀입국선이라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가운데 당시 보트들이 군 감시 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합동참모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이 탄 1.5톤 급 레저보트는 지난달 20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출발해 다음날인 21일 오전 1123분경 의항리 방파제에 도착했다. 보트가 태안에 이르기까지 해안레이더 6, 해안복합감시카메라 4, 열상감시장비(TOD) 3회 등 모두 13차례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녹화된 영상에서도 해당 보트로 추정할 수 있는 식별 가능 상태였지만 레이더 운용병이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 영상을 확인한 결과 보트로 추정할 수 있는 식별 가능한 상태의 영상이 포착됐지만 레이더 운용병이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복합감시카메라와 TOD 운용병 또한 이를 레저용 보트와 낚시배로 오판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420일 태안 의항의 해수욕장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역시 밀입국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뒤늦게 조사가 이뤄지면서 복합감시카메라에 찍힌 일부 영상은 시스템에 설정된 30일의 저장기간이 지나는 바람에 자동으로 삭제됐다. TOD는 해당 보트가 찍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419일 새벽 530분경부터 5시간 동안 부품고장으로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상레이더에는 3차례 포착됐지만 역시 레이더 운용병이 이를 놓쳤다고 전해졌다. 합참은 진행 중인 경찰 조사와 자체 조사 등이 모두 마무리되는 대로 사단장 등 당시 감시경계를 소홀히 한 군 관계자들을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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