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저금리 악재 연속
정부 지원 정책 따라가기 벅차
금융권 수익성 악화 가중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저금리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수익이 하락하면서 은행들이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를 낮추고 있다. 요즘 들어 정부가 내놓은 금융 정책을 따르면서 은행 업무에 공백이 생긴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잇따라 핵심성과지표(KPI) 목표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10~15% 낮추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마케팅 기회가 줄면서 직원들의 성과 창출 기회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상반기 KPI지표 목표치를 15% 낮췄다. 하나은행도 심각한 수준의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 지역에 한해 영업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KPI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핵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들(이자이익과 적립식 상품 실적 등)에 대한 성과지표를 의미한다. 은행들이 KPI를 낮췄다는 건 수익률 저하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KPI 목표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 중이어서 국내·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시중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까지 악화되면서 5대 시중은행 기준 올해 총 1조 원 이상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전 중구 한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실시한 신예대율 준비 과정, 올 초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은행들의 수익이 급락한 데다 올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돼 평가지표를 낮춘 것이다. 하반기 상황마저 불투명한 만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내려갈 때마다 주요 은행들의 연간 순이익은 2000억~4000억 원 감소한다. 한국은행에서 지난 3월 0.5%포인트, 지난달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수조 원의 이익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하는 금융지원정책 업무를 도맡으면서 본래의 은행 업무에 차질이 생겨 은행들의 수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 서구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책을 실시하면서 기존 여·수신, 상품 판매 등의 활동이 위축됐다. 정부 긴급 대출 등의 영업 활동은 은행 수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주고객들의 방문도 줄어들면서 성과지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라면서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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