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처절한 패배에 충청팬들의 한숨 소리가 하늘을 덮고 있다. 충격을 넘어 분노의 감정으로 치닫고 있다. 구단의 답이 없는 몰락에 할 말을 잊고 있다.

충청 팬들은 둘 이상이 모이면 한화이글스의 성적에 대한 걱정으로 땅이 꺼져라 한탄을 쏟아낸다. 백약이 무효한 참혹한 패배의 연속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진단해보지만 답이 없다.

총체적 문제이다. 전략과 전술이 사라진 것은 말할 나위 없고, 모든 선수단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어떤 처방도 먹히지 않고 있다. 측은한 마음이 앞서 경기를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몇천 억 원을 쏟아 부어 그들을 위한 야구장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실망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설상가상 구단을 해체하라는 최악의 발언도 터져 나온다.

시즌 개막 전 한화를 강팀으로 분류한 전문가는 없었다. 누가 봐도 약체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이토록 처참히 무너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역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우승을 바란 것도 아니다.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기대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절망을 넘어 패배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내 자식이 공부를 못 한다고 내 자식이 아닐 수는 없다. 우리 연고 구단이 성적이 바닥을 찍고 수치스러운 기록으로 프로구단으로서의 존재감조차 의심받고 있지만 그들은 분명 우리 연고구단이다.

우리가 아껴주고 격려해주지 않으면 그들을 반길 곳은 어디에도 없다. 어느 지역 어느 팬이 한화이글스에게 부활의 용기를 주겠는가. 모두가 한화구단을 비웃어도 우리는 그들을 감싸 안아야 한다.

실망스러운 마음이 크다보니 독설을 내뿜기도 하고, 중계방송 중 채널을 돌리거나 모니터를 꺼버리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들은 우리와 하나인 연고팀이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들이 잃은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는 일은 오로지 팬들만 할 수 있다. 우리 지역 팬들마저 고개를 돌리면 그들은 미아가 될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마음은 같다. 하지만 비난하고 독설을 뿜어낸다고 그들이 살아나는 일은 없다. 그들은 팬들의 따듯한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어줄 박수소리가 필요할 뿐이다.

이제 전 일정의 1/4을 치렀을 뿐이다. 포기할 수 없다. 남은 3/4 일정에서 그들이 힘찬 부활의 날개를 펴 올리려면 팬들의 지독한 사랑이 필요하다. 그들이 '마리한화'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팬들의 믿음과 사랑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