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 전역의 흑인사망 시위 과정에서 분출한 경찰개혁 요구에 대응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반(反)인종차별 시위를 촉발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 23일 만이다. 플로이드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등 뒤로 수갑을 하고 길바닥에 엎드려진 상태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8분46초 동안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출처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의 생명이 위험할 때를 제외하고는 경찰의 목조르기가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행정명령이 경찰 예산 삭감 요구 운동의 대안이라고 밝히면서 이 운동을 급진적이고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인은 경찰이 없다면 혼돈이라는 진실을 안다. 법이 없으면 무정부 상태"라고 말했다. 행정명령은 크게 경찰의 자격 증명과 인증, 폭력 등 권력남용 경찰을 추적하기 위한 DB 구축, 정신건강·마약중독·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개발 등 3가지로 구성됐다. 한편 요구가 높았던 경찰 예산 삭감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법 집행을 개선을 위한 법 제정과 지침을 잘 수행하는 곳에 보조금 프로그램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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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이 "매우 포괄적"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기존 입장과 같이 '법과 질서'도 강조했다. 그는 행정명령을 설명하는 회견에서 "우리는 공정하게, 정당하게 처리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 일이 안전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법과 질서를 원한다. 이것은 법과 질서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정의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번 행정명령은 공격적인 경찰 전술을 통제하고 법 집행기관과 지역사회 옹호론자들의 요구를 모두 반영한 '역사적'인 조치"라며 "이 명령은 법 집행기관 대표와 경찰폭력 희생자 가족, 종교 지도자들과 협의해 만들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목조르기가 이미 미 전역의 경찰서에서 대부분 금지됐다고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스템적인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지만 오히려 오바마 행정부의 경찰서 개혁 프로그램을 후퇴시킨 것은 트럼프 행정부라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이 행정명령이 인종 불평등과 법집행 문제와 관련해 온건한 노력이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집행관들이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이라고 생각해 조심스러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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