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인도 등지에서 감염 사그라들지 않아
“덥고 습한 날씨 확산세에 큰 영향 미치지 못할 것”
오히려 실내냉방이 더 우려된다는 의견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코로나19가 주춤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경우 날이 더워지면 약화되는 특징을 보여 왔고 코로나19 사태 초기, 많은 전문가들 또한 여름엔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예상은 어긋하는 양상이다. 최근 대전 내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계절 기후가 바이러스 전파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는 눈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1.5도 높은 24.1~25.1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일수(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는 20~25일, 열대야일수(낮 최저기온이 25도 이상)는 12~17일로 지난해 폭염일수(13.3일)와 열대야일수(10.5일)보다 2배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무더위가 코로나19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예견돼 왔지만 코로나19 환자분포를 봤을 때 중동과 인도 등 기후가 매우 덥고 습한 나라에서도 감염 확산세가 전혀 사그라들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코로나19 확산세와 기후는 큰 상관없을 것이라는 게 적잖은 의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와 같은 계열의 사스바이러스 역시 덥고 습해진 날씨에도 전파력이 약해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너무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고 말한다.

대전 서구 소재 내과 전문의 윤 모(45) 씨는 “코로나19 확산에 최적화된 날씨가 있지만 이번 상황을 봤을 때 별로 도움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더워진 날씨에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지는 게 더 코로나19 확산세를 좌지우지하는 주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사계절을 다 거쳐보지도 않아 예측이 어려운데다 인도, 방글라데시, 중동 등의 상황을 봤을 때 여름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오히려 방심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날씨보다 실내냉방이 더욱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 A 병원 관계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실내 공기순환장치가 오히려 비말을 에어로졸 형태로 바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실내온도가 낮아지면 추워져서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늘어날 수 있고 바람 때문에 비말이 더욱 멀리까지 퍼질 수 있는데다 문을 닫아놓고 에어컨을 켜게 되면 공기가 정체되고 건조해져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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