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절반 줄어들며 생활고
승차거부 이유 폭언·폭행 일쑤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무섭게 확산하는 코로나19로 인해 대전지역 택시기사들이 다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승객자체가 줄어 수입이 감소한 데 따른 생활고와 함께 마스크 미착용 승객 승차거부 과정에서 폭언은 예사고 폭행 위협까지 받고 있어서다.

대전지역 택시기사들은 지역 내 N차 감염이 창궐한 최근 며칠 새 손님 구경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전 오류동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던 개인택시기사 진영철(59) 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손님이 조금 늘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발길이 뚝 끊겼다. 빈 차로 다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며 “유일한 생계수단인데 계속해서 확진자 수가 늘어난다면 이 업종을 그만둘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난감해했다.

법인택시기사들의 고민은 더 깊다. 수입은 확 줄었는데 사납금 부담마저 앉고 있어서다.

법인택시기사 A 모 씨는 “코로나19 전에는 야간 손님으로 인해 수입이 꽤 쏠쏠했지만 지금은 하루에 1팀을 받을까 말까인 상황이다”며 “사납금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사측에서 사납금을 조금 줄여주고 있지만 손님이 거의 없으니 여전히 걱정거리다. 상황이 악화된다면 이 일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힘겨워했다.

이 상황이 힘들기는 택시회사도 마찬가지다.

한 법인택시 임원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매출이 줄어 몇 개월간 기사들 급여 주기가 너무 힘들다. 회사 차량 절반 이상이 운행 중단됐고 직장을 떠나는 기사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회사는 쇼크 상태다”며 “이대로 가다간 대전의 택시 회사들은 모두 문에 닫게 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말했다.

마스크 미착용 승객들에 대한 승차거부 역시 택시기사들에겐 곤욕이다. 승차거부 시 험한 꼴을 당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택시기사 최 모(63) 씨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들은 탑승 거부하고 있다. 최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탑승하려는 손님을 거부하니 ‘꼴값 떨지 말라’ 는 등의 폭언을 해댔다”며 “어느 날은 취객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탑승을 거부하자 멱살을 잡더니 폭행하려고 했다. 긴급하게 신고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몸도 마음도 상처를 많이 입어 지금은 휴직 중”이라고 한숨 쉬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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