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0 2분기 무역, 전년 대비 18.5% 급감
충청권 수출물량 감소→내수 침체 악순환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9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달 충청권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2분기 세계 상품 거래량이 18.5% 급감할 거라고 전망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 실적인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충청경제의 빨간불이 짙어진다는 데 있다.

세관이 발표한 ‘5월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세종·충남 등 충청권 수출은 61억 863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지난 4월(24.3%)보다는 줄어들었으나 앞서 5월 선적분 물량을 미리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향후 급감률이 커질 여지는 다분하다. 더불어 지난해 수입 실적도 18억 2482만 달러로 46.3% 감소한 바에서도 알 수 있듯 원재료와 부자재 수입을 바탕으로 완성품 수출량이 정해지는 충청권 교역의 특성상 6월 실적은 더욱 암울해질 전망이다. 즉,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하지 않는 한 수출입 타격은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희망을 품었건만 23일(현지시각)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2분기 세계 상품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할 거라고 전망했다. 참고로 1분기 거래량은 3% 감소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물류 이동이 쉽지 않은 데다가 각국의 내수 침체로 교역 물량에 대한 파이가 작아진 탓으로, 당분간 각국의 재정은 국내 경기 회생에 선제 투입됨으로써 ‘자국 보호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지난 3월 충남대 정세은 교수는 “1980년대 이후 국제화로 전 세계에 걸쳐 원부자재와 부품이 생산되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굳혀져 산업선진국인 미주·유럽의 상황이 진전되지 않으면 충남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제조업체가 연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현실화될 시 충청권 제조업체를 법률·회계·금융 등의 서비스로 뒷받침하는 대전·세종 역시 악순환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며 충청권 글로벌 밸류체인을 조속히 살펴야 한다”고 훈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공급망이 문제가 아니라 각국의 내수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가 심해지는 양상이라서 코로나19가 종료되지 않고서는 수출기업이 회생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국내 내수 진작에 초점을 맞춰 재난지원금을 풀고 고용유지지원금을 대거 풀었으나 이달 중순 들어 대전을 중심으로 충청권 감염 불씨가 또다시 커져 소비를 진작시킬 카드가 모두 막혀버린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청권에 공장을 둔 완성차 등 각 대기업 노조는 상생보다는 ‘총고용보장’과 ‘해고금지’를 요구하고 있어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합의’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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