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강사도 함께 성장하는 배움터
공동육아의 힘 ‘북적북적마을학교’
책으로 꿈꾸는 미래 ‘달빛숲놀이학교’

세종 달빛숲놀이학교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행복한 배움터가 꿈꾸는 아이들을 만든다. 이제 교육생태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차 범위를 학교에서 가정으로, 가정에서 마을로 넓혀 참된 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세종마을교육공동체’가 주목받고 있다. 학교와 유치원 등의 교육기관이 아이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을 보장해 주는 동안 사회성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곳은 ‘모든 이가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교육공동체’를 밑바탕으로 풍부하고 색다른 배움을 견인하고 있다.
 

세종 북적북적마을학교 학부모들과 강사들이 영유아들과 함께 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북적북적놀이학교 제공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꿈꾸다

지난 2017년 시작된 세종마을학교는 모두가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확대하고, 학부모들을 교육 주체로 이끌어 마을의 자원을 개발, 학생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종씨앗마을학교는 4년째 시행 중인 세종마을학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첫 시행되는 마을교육사업으로 관내에는 마을학교 28곳, 씨앗마을학교 13곳 등 모두 41곳이 운영 중이다. 마을학교는 학부모와 교직원, 지역주민 등 성인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로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독서, 문화·예술, 경제, 진로탐색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박영신 교육협력과장은 “마을학교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어른들이 ‘모든 이가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용이해지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돌봄과 배움의 지속가능성이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북적북적마을학교 학부모들이 유아들과 함께 볼풀놀이를 하고 있다. 북적북적마을학교 제공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행복한 아파트

영·유아들은 어른들의 보살핌 속에 안정적으로 자라난다. 세종 범지기마을 10단지 푸른작은도서관에는 보호자와 영·유아들이 즐겁게 교감할 수 있는 행복한 놀이터가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한 ‘북적북적마을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북적북적마을학교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파트’라는 작은 생각에서 출발했다. 1970세대가 모여 있는 큰 단지 내에 유독 영·유아와 어린이 자녀를 둔 주민들이 많았고, 어린이집 수요가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 푸른작은도서관 봉사자들은 어린이집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영국의 공동육아방이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공동육아방은 형식과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북적북적마을학교가 탄생했다. 북적북적마을학교 역시 단지 내 키즈룸에서 열리며 키즈룸은 입주민 누구나 예약하면 아이들과 이용할 수 있다.

북적북적마을학교는 틀에 박힌 프로그램을 지양한다. 이곳에서는 조작놀이 강사가 ‘오감쑥노리콩 만들기’ 장소를 마련해 자율적으로 만들기를 실시하고, 그림책 놀이지도 강사가 그림책 읽기와 연계 놀이활동을 제공한다. 또 그림책 놀이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녕!’ 인사 노래를 하며 학부모와 아이들의 참여를 이끈다.

자유로운 놀이공간은 운영자의 능력 계발에도 도움을 준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봉사자들을 전문능력자로 발돋움하게 하고, 경력단절자들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안주하던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시작의 계기가 되고 있다.

꾸준한 공동체 활동 결과 북적북적마을학교는 어느새 단지 내 안정적인 배움터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처음 북적북적마을학교를 시작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고, 2017년 세종교육청 주관 마을교육공동체 공모에 당선된 후 질 좋은 놀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온 결과다. 매주 수요일, 회를 거듭할수록 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됐고,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이용자들이 차츰 도서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우수아파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나영 대표는 “요즘 이웃 간 소통이 없다. 이웃과 친해지고 그림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자유롭게 방문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북적북적마을학교는 안전하게 아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는 곳, 이웃을 만나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곳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종 북적북적마을학교 유아들이 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북적북적마을학교 제공

◆작은 도서관에서 움트는 ‘커다란 꿈’

책과 친밀한 아이들은 창의성과 인성을 골고루 겸비하며 쑥쑥 성장해 나간다. 세종 달빛 1로 범지기5·6단지 내에서는 푸르른 나무처럼 아이들의 꿈이 열매를 맺고 있다. 달빛숲놀이학교는 단지 내 달빛숲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마을학교다. 이곳에선 학부모들로 구성된 강사 및 운영진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책임감과 봉사 정신을 갖고 마을공동체를 실현해가고 있다. ‘달빛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숲을 이룬다’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달빛숲놀이학교는 그 취지에 걸맞은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뚜렷한 철학을 담은 운영목적을 세웠다.

운영목적은 가까운 곳에서 놀면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안전한 교육 공간 및 학부모 안심 환경 마련, 든든한 울타리로서 아이들을 지키고 건강하게 키우기, 학교에서 할 수 없는 활동·프로그램으로 인성·감성·지성·사회성 키워주기, 편안한 쉼터 제공 등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달빛숲놀이학교에선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도 순식간에 책 읽기에 몰입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책을 접하게 되고 이채로운 프로그램이 날마다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책을 읽고 느낀점을 표현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달빛숲놀이학교는 이론적인 독서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로부터 다채로운 방식으로 생각을 표현하길 유도한다. 동화 구연, 글짓기, 성악, 음악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나경숙 강사가 이끈 ‘달빛숲중창단’은 세종의 대표적인 마을학교 중창단이 돼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들의 작은 움직임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4년간 달빛숲놀이학교를 운영해 온 결과, 작은 도서관에 대한 학부모와 아이들의 인식변화를 불러왔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공동체 일원으로서 더불어 사는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든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운영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성장시켰고 교육의 질을 높였으며 다양한 배움과 경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알게 된 만큼 상황 대처성과 정신적인 여유가 생겼다. 이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성격과 모습을 갖춘 교육가치를 존중하며 공동체교육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오로지 봉사를 하기 위해 모인 운영진과 강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격려하고, 마을학교 역시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정성과 관심을 쏟아야 생명력이 생기고 건강하게 성장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순자 대표는 “달빛숲놀이학교와 달빛숲작은도서관이 아이들의 교육,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품고 민·관·학이 함께 소통하고 지속적인 정성을 드린다면 함께 그리는 꿈이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라 본다”며 “우리의 소명과 가치 실행이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편안한 아지트가 되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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