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년의 맑고 낮은 목소리] 대학개혁을 재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 금강일보
  • 승인 2020.06.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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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명예교수

이미 누구나 다 느끼고 있듯이 우리 삶의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확 달라져야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변혁을 거부하고 현상을 지키고 버티려 해도 불가능해,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중 대학개혁은 무엇보다 아주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다. 코로나가 확산되어 대학의 문을 닫고 학생과 선생이 직접 만나지 못하고 화상공간에서 지식을 전달하고 받는 것을 일상으로 하던 지금이 아니라도, 벌써 오래 전부터 우리 대학은 죽었다고 선언하고 주장하는 소리가 높았다. 이 소리가 이번 코로나19의 창궐로 더욱 빨라지고 높아졌다.

바이러스 확산을 염려하여 모든 대학들은 수업은 다 인터넷 강좌로 진행했다. 중간시험 기말시험을 마쳤고 학기가 끝났다. 새로운 형태의 강의를 준비하기 위하여 대학들과 교수들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학생들의 평가는 매우 냉혹하다. 강의의 질은 떨어졌고,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선생들도 비대면 교육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등록금의 일부를 반환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어느 대학들은 일부를 돌려주기로 결정하였다. 기금을 충분히 비축하여 두지 못한 대학들과 학생들 등록금 이외의 별도의 수입이 없는 대학들은 매우 큰 재정 위기에 봉착하였다. 수입은 줄어들었지만, 지출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행정과 교수과정을 중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코로나상황이 지속되면 다음 학기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등록하게 될 것인지 매우 불확실하다. 더욱이나 지금과 같은 체제의 대학교육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강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학생들은 과연 이런 대학에서 공부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대학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운영재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구와 교육의 질이 확보되지 않는 대학에 과연 계속 등록하여 공부할 것인가를 의심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리를 탐구하고 학문을 연구하고 넓히는 문제와 취직을 위한 직업교육이 구별되지 않고 혼합된 상황에서 대학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방황하는 현실이 문제다.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능력있다고 판단되는 탁월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현실은 오래 전부터 환골탈태의 대학변혁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이미 공룡화한 대학들과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 운영체계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길과 능력과 철학을 세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그렇게 엉거주춤 창의력 없고 철학과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유치 경쟁을 벌이는 동안 거의 모든 대학들은 대학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근본부터 물어야 하는 정체성위기에 직면하였다. 스스로 개혁할 수 없는 대학에 내린 코로나 철퇴는 대학과 사회와 국가가 한 가지로 대학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른바 일류대학, 이류대학, 수도권에 있는 대학이라거나 지방대학이라는 미개한 차별이 극복되도록 과감한 종합개혁이 필요하다.

나는 대학개혁은 우리 사회개혁의 근본이요 시작이라고 본다. 온갖 연줄, 특히 학연과 학벌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우리사회에 창조로운 삶을 이끌어갈 길은 대학개혁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학생선발의 핵심으로 하는 입학시험제도를 없애야 한다. 고교를 졸업한 것만을 가지고 자기의 미래 진로를 결정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른바 한 두 가지 잣대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혁파해야 한다. 그 대신 자신이 갈 길에 맞는 대학이나 직업의 길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종합대학과 전문대학의 교육내용의 특성이 없어진 상황에서 늘어난 대학들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내용개편과 함께 체제개편 역시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사립대학에 의존하는 고등교육을 극복해야 한다. 국가의 재정능력이 없을 때, 일부 독지가들이나 뜻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설립된 대학들은 빠른 시간에 국가가 책임지고 경영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사립대학들을 국립으로 전환하는 일을 전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선 시민들은 좀 더 높고 의미 있는 교육세를 확보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그것보다 먼저 각 지역에 있는 대학들은 협의체를 만들고, 공동운영체계를 형성하여 꼭같은 과목과 내용으로 제한된 학생들 중에서 좀 더 나은 이들을 많이 확보하려는 불필요한 경쟁을 극복하고, 참 교육이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이것이 차차 진행되다가 적당한 시기에 모든 대학들을 국·공립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 교육부가 대학의 자체개혁 수준에 따라서 재정을 지원하는 정도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확 바꿔 과감한 개혁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여 결국에는 모든 교육비는 국비로 충당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은 단순히 대학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지교육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삶을 준비하는 과정의 모든 교육을 말한다. 진리를 찾는 학문이나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창조력을 기르는 것이나 직업을 찾기 위한 교육 등을 다 의미하는 교육은 결국 국가의 비용으로 충당되어야 한단 말이다. 그 대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이라면 쉽게 변경하여 새로운 것을 찾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은 물론 학벌 때문에 생활에서 차등이 있어야 함을 극복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높은 교육을 받으면 급료가 높고, 직업에 일찍 투여된 인력에 대하여는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극복해야 한다. 노동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서 임금격차가 심화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임금과 기타 소득은 기본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금강일보 | adm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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